[사설]정보화 돕는 특감을…

  • 입력 1998년 11월 12일 19시 06분


국가 정보화사업에 대한 감사원 특별감사가 진행중이다. 이달 말까지 계속될 이번 특감은 초고속 정보통신망사업 등 정보화관련 주요 국책사업들의 입안과정과 추진상황을 감사하는 것이다. 이른바 밀레니엄버그(컴퓨터 2000년 연도표기 문제)도 정부차원에서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감사원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정보화사업은 대부분 엄청난 예산이 요구되는 대규모 국책과제다. 수십조원의 막대한 재원이 드는 대신 행정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 사업이기도 하다.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등이 이에 해당되며 제대로 이뤄지기만 하면 정부의 행정처리 속도와 수준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 수치로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투자대비 성과가 대단히 높은 사업임에 틀림없다. 그런 이유로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해왔고 우리도 역대 정부가 한결같이 관심을 쏟았던 분야이기도 하다. 밀레니엄버그 문제도 비슷하다. 대비가 늦어지면 국방 과학기술 금융 등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모든 부문에서 일대 혼란이 일어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문제는 정부의 정보화사업이 계획을 세울 때는 의욕적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 기형적으로 축소되거나 기술적 시행착오로 헛돈만 쓰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다. 예산부족으로 지지부진한 정보화기반 구축사업이나 수십억원을 들여 만들어놓고도 보안상 이유로 제구실을 못하는 초고속정보망 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이번 기회에 막대한 재정적 손실과 시간낭비가 일어나게 된 원인과 대책을 밝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감사원의 특감이 자칫 국가정보화 추진에 대한 당국자들의 의욕을 위축시키는 일이 되어서는 안된다. 감사원의 감사가 간혹 업무추진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잘못은 지적하되 정보화사업에 대한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대안이 제시되는 방향의 감사가 더 바람직하다. 잘 풀리지 않는 부문에 대해서는 일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감사원이 해야 할 일이다. 새 정부 출범 후 감사원이 내세우고 있는 예방적 감사 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루기 바란다.

국가정보화는 행정효율성 제고와 금융산업 현대화를 위해 머뭇거릴 여유가 없는 중요한 사업이다. 밀레니엄버그문제도 시일이 촉박한 현안이다. 때를 놓칠 경우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 뒤따른다. 미진한 부분을 찾아내 박차를 가하고 왜곡된 부분에 대해서는 방향을 바로잡아주는 감사로 이들 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측면지원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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