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재회담 이모저모]예정시간 넘겨가며 대화

  • 입력 1998년 11월 10일 19시 28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0일 여야관계 정상화에는 의견일치를 보았지만 판문점 총격요청사건의 정치도의적 책임론과 관련해서는 시각차를 보였다. 회담은 2시간반가량 진행됐다.

○…두사람은 낮12시36분부터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다소 굳은 표정으로 회담을 시작.

김대통령은 이총재가 표적사정 고문 도청문제를 제기하자 “과거 내가 쓰라린 일을 당한 사람이다” “만약 그런 문제가 있다면 철저히 밝혀내겠다”고 대답. 김대통령은 이총재가 야당의원 빼가기 중지를 요청하자 “인위적인 빼가기는 생각도 않고 있다”면서 “야당도 정부여당을 도와줘야 한다”고 주문.

두사람은 판문점총격요청사건을 둘러싸고 시각차를 노출.

김대통령은 “이총재가 직접 관련돼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이라고 전제를 달면서도 ‘총풍 3인방’이 이총재의 선거운동을 도운만큼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있다고 이총재를 겨냥. 이에 이총재는 “정치적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말씀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단호한 자세.

한편 두사람은 대화내용을 대학노트와 준비한 메모지에 꼼꼼히 기록한 뒤 자구 하나하나를 박지원(朴智元)수석과 안상수(安商守)대변인에게 구술.

○…이총재는 회담 후 곧바로 여의도당사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회담내용 등을 설명. 이총재는 “여야관계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의미에서 두사람의 만남이 유익했다” “이제 시작이 아니냐”고 다소 사무적으로 답변해 회담이 만족스럽지는 않았음을 시사.

그는 이어 “그동안 여권이 나에 대해 과도한 비난과 공격을 한 데 대해 김대통령이 당에 주의를 줬다고 얘기하더라”고 언급.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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