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총격사건 필요할때 입장 밝힐것』 첫반응

  • 입력 1998년 10월 12일 19시 45분


북한은 96년 4·11 총선 직전의 ‘판문점 무력시위사건’과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판문점 총격요청 사건’에 대해 명백한 입장표명은 유보한 채 “앞으로 필요한 때 밝힐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해 둔다”고 12일 밝혔다.

북한이 이른바 ‘총풍(銃風)사건’에 대해 반응을 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그 의도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관영 중앙통신과의 회견을 통해 “지금 남조선에서는 괴뢰 지배층 내의 암투가 계속되고 통치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심화돼 가고 있는 가운데 괴뢰검찰이 이른바 ‘판문점총격요청 사건’이라는 것을 발표하고 이를 우리(北)와 연계시키면서 여야 사이에 제멋대로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이어 “남조선 통치배들은 이 사건을 96년 4월 11일 총선 전야의 이른바 ‘판문점 무력시위 사건’이라는 것에까지 소급시켜 소동을 벌이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때늦은 후회는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것으로 되는 것을 여야 둘이 다 명심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이같은 반응의 특징은 여야를 모두 겨냥하고 있다는 점.

정부관계자들은 “북한이 명백한 입장표명은 유보한채 ‘필요할 때 밝힐 권리가 있다’는 식으로 말한 것은 적당한 때에 여야 어느 한 쪽의 편들기를 통해 ‘남한흔들기’를 시도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다만 대대적인 비난공세에 나서지 않은 것은 북―미(北―美)고위급회담 합의사항의 진전도 봐야하고 4자회담이 21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리는 상황도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