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분석]『北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 입력 1998년 9월 1일 19시 34분


북한이 지난달 31일 ‘기습적으로’ 시험발사한 대포동1호 미사일은 함경남도 김책시부근 대포동기지로부터 1천5백50㎞ 떨어진 북태평양의 공해상(동경 1백47도50분, 북위 40도11분)에 떨어진 것으로 1일 공식확인됐다.

수집된 정보분석을 통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리겠지만 관계당국과 전문가 등은 북한이 이 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설혹 목표 지점에 정확하게 떨어지지 못했다 하더라도 사거리를 크게 늘리겠다는 목적만은 달성했다는 판단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정밀표적용’이 아닌 ‘지역표적용’으로 미국 등이 보유한 탄도미사일과 같은 정확도는 애당초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사거리가 5백∼6백㎞인 스커드C가 2∼3㎞, 1천∼1천3백㎞인 노동1호가 3∼4㎞의 오차를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사거리가 1천7백∼2천2백㎞인 대포동1호는 더 넓은 오차범위를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도시나 대단위 시설을 향해 발사됐을 경우 적지않는 피해가 예상되며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화학탄두 또는 핵탄두를 장착할 수도 있어 북한의 이번 시험발사는 지역평화에 상당한 위협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포동1호를 실전배치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이다. 93년 5월말 시험발사된 노동1호의 경우 시험발사후 1년에서 1년반사이에 실전배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대포동1호는 중거리인 데다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복잡한 2단로켓 구조라 기간이 더 걸리리라는 전망이다.

또한 이번 시험발사는 김정일의 주석직 승계와 미―북 고위급회담, 북한 미사일의 중동지역 수출촉진 등 정치 외교적 요소를 고려해 ‘서루른’측면이 엿보여 그 기간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방대학원 허남성북한연구실장(51)은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보유에 반대하는 미국과 일본 등의 노력 여하에 따라 실전에 배치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시험발사된 대포동1호 미사일은 분명히 일본 열도를 통과했으나 국제법상 영공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다수 학자들의 해석이다.

국제관례상 영공은 80∼1백20㎞ 상공의 대기권까지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미사일은 대기권밖으로 벗어나 3백75㎞ 떨어진 동해상에 1단계 추진체를 떨어뜨린 뒤 3백∼5백㎞의 고도를 유지하며 일본열도를 지나갔기 때문이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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