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대구북갑]「反與정서」업고 한나라 후보 독주

  • 입력 1998년 7월 15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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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갑 보궐선거는 독주하는 한나라당 박승국(朴承國)후보를 자민련 채병하(蔡炳河)후보가 힘겹게 뒤쫓고 있는 양상이다. 무소속 안경욱(安炅郁) 조원진(趙源震)후보를 포함하면 1강 1중 2약 구도.

박후보 우세의 버팀목은 현지의 ‘반(反)여권 정서’.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6·4’지방선거에서 나타난 70%를 웃도는 한나라당 우세 분위기가 큰 변화없이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 대동은행 퇴출과 경부고속철도 대구역사(驛舍) 지상화 방침이 발표돼 지역 정서를 더욱 공고히 했다는 분석.

12, 13, 15대 총선에서 내리 낙선해 동정여론도 적지 않은 박후보는 특히 15대 총선때 무소속 후보로 나서서 30%의 득표력을 보였다. 이 때문에 박후보는 선거전이 과열되는 것을 피하고 있다.

반면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채후보는 정반대 입장. 지역 정서도 불리하고 지명도도 떨어지는 그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분위기를 띄워야 할 처지다. 이를 위해 채후보는 정치공방을 철저히 피하고 오직 경제논리로만 승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각종 연설에서 자민련의 ‘자’ 자도 입에 올리지 않고 홍보물에도 자민련 표기를 한쪽 귀퉁이에 조그맣게 했다. 정당연설회는 ‘대구경제살리기 대회’로 이름을 바꿨고 중앙당에서 파견한 요원 10여명은 아예 되돌려 보냈다. 최근 박태준(朴泰俊)총재가 대구에서 직접 주재한 지구당위원장회의까지 불참했을 정도.

대신 대구상공회의소회장과 대하통상회장 등 자신의 기업인 이미지를 내세워 연일 경제공세를 펴고 있다. 채후보측은 “30여년간의 실물경제 경험을 살려 대구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는 공약이 먹혀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안경욱후보는 기업체 노조위원장과 대구시의원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서민층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재개발지역 주거환경개선과 재래시장 활성화 등이 주요 공약이다.

무소속 조원진후보는 자신을 ‘탱크 일꾼’으로 소개하며 “지역발전과 대구 정치의 세대교체를 위해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30대 후보를 뽑아달라”며 표밭을 훑고 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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