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지방선거]허리휘는 副단체장들,행사참석-손님접대

  • 입력 1998년 5월 25일 20시 02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장 바쁜 사람은 당연히 후보들. 하지만 부단체장들도 덩달아 정신이 없다. 현역단체장들이 공가(公暇)나 연가(年暇)를 내고 선거전을 치르고 있어 부단체장들이 대신 행정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 강원 태백의 김진국(金鎭國)부시장은 최근 결재에만 하루 5시간 정도를 할애한다. 한나라당 후보인 홍순일(洪淳佾)현시장이 집무할 때만 해도 오전에 두시간이면 충분했던 것이 두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김부시장은 “시간도 시간이지만 정신적 부담감이 더 크다”고 말한다. 시장이 짊어질 최종책임이 이제는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 돼 예전보다 더 꼼꼼히 서류를 살펴야하고 그러자면 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단체장이 해왔던 민원인과 손님 접대도 부단체장들의 새로운 업무. 부단체장들은 시장을 찾던 내방객들이 대부분 자신들을 다시 찾아온다고 말했다. 부단체장들은 또 단체장들 대신 각종 행사에 얼굴을 비춰야 해 뙤약볕에 얼굴을 태우기도 한다.

유철희(柳喆熙)충남부지사는 25일 천안시 선문대 지역협력센터 개소식에 다녀왔으며 23일에는 전국소년체전이 열리고 있는 경남 마산 창원에 가서 선수들을 격려한 뒤 돌아왔다. 그는 “지사가 꼭 참석해야할 공식행사에 대신 참가하는 일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후보로 나선 단체장후보를 대신해 주례를 서야 하는 일도 있다. 한 부단체장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라며 웃었다.

〈6·4선거특별취재반〓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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