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이모저모]全-盧씨, YS와 의례적 악수만

  • 입력 1998년 2월 25일 19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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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식에 김영삼(金泳三) 노태우(盧泰愚) 전두환(全斗煥) 최규하(崔圭夏)전대통령 등 4명의 전직대통령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그렇지만 이들의 얼굴에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경제파탄’이라는 오점을 남기고 막 임기를 마친 김전대통령은 시종일관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전, 노, 최전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40분경 미리 행사장에 도착, 국회의사당 2층의 외빈영접실에서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 윤관 대법원장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 박태준(朴泰俊)총재 등과 함께 머물다 9시50분경 함께 단상에 올랐다. 이들은 영접실에 머무르는 동안 “요즘 건강은 어떠냐”는 등 의례적인 인사외에는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 않아 분위기가 서먹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국회의사당 현관에서 단상으로 걸어오는 짧은 순간에도 최, 전 전대통령은 맨 앞에서 나란히 걸은 반면 노전대통령은 약간 뒤처져 혼자 걸었다. 김전대통령 내외는 오전 9시56분경 청와대 경호팀의 경호를 받으며 리무진 승용차를 타고 국회 본관 앞에 도착, 곧바로 단상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김전대통령을 맞는 세 전직대통령의 눈길은 냉담해 보였다. 특히 김전대통령의 임기중에 구속돼 2년여동안 옥살이를 한 전, 노 전대통령은 김전대통령과 가볍게 스치듯 악수를 나눈 뒤 곧바로 다른 쪽을 응시했다. 오전 9시59분경 단상에 올라선 김대통령에 대한 세 전직대통령의 태도는 사뭇 달랐다. 굳은 표정으로 있던 세 전직대통령은 김대통령이 다가와 악수를 청하자 얼굴에 미소를 띠며 반갑게 손을 잡았다. 그렇지만 김대통령의 취임사가 20여분간 계속되는 동안 최전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의 전직대통령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김전대통령의 얼굴은 다소 침울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또 전, 노 두 전직대통령은 딱딱한 표정으로 정좌한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최전대통령만이 미리 배포한 취임사를 무릎 위에 펴놓고 눈으로 따라 읽는 모습이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이들 전직대통령은 서로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뿔뿔이 헤어졌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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