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총리 인준 촉각]與 『돌파』 野 『저지』

  • 입력 1998년 2월 19일 20시 05분


‘김종필(金鍾泌·JP)국무총리’ 인준동의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여권의 돌파작전과 야권의 저지작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은 JP 총리인준안 처리에 대한 한나라당의 당론이 결정되는 20일 의원총회에 앞서 19일 밤늦게까지 한나라당 의원들과 막바지 물밑개별접촉을 가지는 등 설득에 주력했다. 양당은 ‘JP총리 인준’ 관문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양당의 공조전선은 물론 향후 국정운영에 심각한 사태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이는 18일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과 김종필명예총재, 박태준(朴泰俊)총재의 3자회동에서도 확인됐다. 박총재는 이 자리에서 김차기대통령이 총리인준을 위해 직접 나서줄 것을 요청했고 김차기대통령도 적극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세 사람은 특히 야당의원들의 반대당론 채택 저지방안은 물론 25일 국회에서의 총리인준 통과를 위한 나름의 ‘도상연습’까지 실시하는 등 충분한 작전회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예총재가 회동 직후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이었던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한 당직자는 “박총재는 김차기대통령에게 필요하다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움직여서라도 야당의원들을 설득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차기대통령도 19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야당의원들이 투표장에 들어가기만 하면 인준이 된다”면서 “백지투표용지를 그대로 들고 나오면 비밀투표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여권의 움직임과는 별도로 20일 의총에서 백가쟁명(百家爭鳴)식의 난상토론을 거쳐 당론을 결정하는 한나라당의 분위기는 ‘반대’쪽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18일 조찬회동을 계기로 틈이 더욱 벌어진 조순(趙淳)총재와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가 JP인준반대에는 공감한 것도 이런 당내부의 흐름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강경 목소리를 내던 의원들 중 온건 쪽으로 선회하는 의원이 늘어나는 등 미묘한 기류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런 온건론자들은 김종호(金宗鎬)의원을 비롯, 찬성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일부 중진과는 접근법을 달리 하고 있다. 즉 JP인준 문제에 당이 사활을 거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거대야당으로서 ‘큰 정치’쪽으로 ‘U턴’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같은 목소리는 아직은 소수이며 DJP의 예봉을 꺾어 놓지 않으면 당의 활로를 찾기 어렵다는 여론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강경한 목소리가 ‘전략적 접근론’을 누르고 대세를 차지할 경우 JP 인준 거부로 빚어질 정국파행상태가 뚜렷한 조타수가 없는 한나라당을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으로 몰아넣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영훈·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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