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아직도 나를 몰라 청문회한다고?』불쾌

입력 1998-01-21 20:15수정 2009-09-25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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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을 빚어온 인사청문회 도입문제가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이 문제는 그동안 ‘해야 한다’는 국민회의측 주장과 ‘초대총리에 대해서는 유보해야 한다’는 자민련의 입장이 맞서왔다. 그러나 양당간의 신경전이 여권내 불협화음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양당은 급히 ‘오차조정’에 나섰다.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 박태준(朴泰俊)총재 등 세사람은 21일 3자회동 후 공식발표는 하지 않았으나 인사청문회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자회동이 끝난 뒤 당사로 돌아온 김명예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나에 대해 모르는 게 뭐가 있느냐”며 청문회대상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같은 발언은 또 3자회동에서 이견을 조율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을 낳았다. 자민련이 초대총리에 대한 청문회가 불가능하다며 내세우는 공식적인 이유는 헌법상 총리임명동의조항이다. 헌법에는 총리지명자가 국회의 동의를 얻은 뒤 국무위원을 제청, 내각을 구성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초대총리에 대해 청문회를 실시할 경우 총리에 지명된 이후부터 청문회가 종료될 때까지는 국무위원이 없는 ‘행정부 공백’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형식논리에 불과하며 자민련이 인사청문회를 꺼리는 실제 이유는 분명하다. 차기정부의 ‘공동 수장(首長)’인 김명예총재가 청문회에 선다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는 것이다. 또한 자민련 일각에서는 인사청문회를 도입하겠다는 국민회의의 방침이 김명예총재를 흔들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이런 인식에서 자민련이 20일 이정무(李廷武)원내총무를 국민회의에 보내 청문회도입 결정에 ‘항의’하는 등 제동을 걸자 김차기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차기대통령은 20일 “나는 인사청문회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얘기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21일에는 김차기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한 이종찬 인수위원장이 “22일까지 인사청문회에 대한 법률검토를 끝내고 그 결과를 국민회의와 자민련 양당협의회에 넘기겠다”고 설명했다. ‘인사청문회를 도입하겠다’는 것이 주요 대선공약이었다는 점에서 김차기대통령의 입장변화는 사실상 청문회도입을 재고하라는 지시로 볼 수 있다. 이같은 정황들을 종합해 볼 때 양당은 인사청문회도입에 대한 결정권을 8인 양당협의회에 넘기되 자민련의 입장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해석된다. 즉 인사청문회의 도입 시기를 새정부출범 후로 미룸으로써 ‘JP총리’에 대한 논란을 자연스럽게 해소하는 쪽으로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의 협의과정에서 여론의 추이와 야당의 태도 등에 따라 이런 방침이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나라당과 국민신당은 인사청문회 대상에 초대총리는 물론 장차관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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