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정권의 국정지표는 ‘안정속의 개혁’이 될 것 같다.
김차기대통령은 지난해 12월31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 박태준(朴泰俊)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국민에게 안도감을 주는 안정속의 개혁을 해야한다”고 주창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자신이 생각하는 개혁의 성격에 대해 “개혁은 특별한 변화가 아니라 정상화”라고 정리했다. “그동안 비정상적이었던 것을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것이 개혁”이라는 것이다. 김차기대통령은 ‘개혁’의 한 예로 정경유착 관행을 들었다. 정경유착의 적폐(積弊)를 일소하고 정치와 경제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이 개혁이라고 설명했다.
김차기대통령은 “국민의 상식이 납득하는 정치, 그것이 바로 정상화”라며 “그러면 국민이 안심하게 되고 편해지며 희망을 갖게 된다”고 부연설명했다.
김차기대통령은 현실주의 정치인으로 통한다. IMF관리체제하에서 동요하고 있는 국민에게 거창하고 급진적인 개혁구호를 내세워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듯하다.
인수위가 김영삼(金泳三)정부의 대형 국책사업과 관련한 비리조사 방침을 밝히는 등 본래 궤도를 벗어나려 하자 김차기대통령이 재빨리 제동을 건 것도 이같은 국정지표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