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대선 주요쟁점]『누가 옳은가 심판은 그대손에』

  • 입력 1997년 12월 16일 20시 38분


15대 대선의 선거운동은 후보간의 물고 물리는 공방의 연속이었다. 11월26일 후보등록과 함께 시작된 공식 선거운동 기간중 표밭을 달군 주요 쟁점을 정리해본다. ▼경제파탄 책임론〓후보등록 당일 실시된 동아일보사주최 대선후보 합동토론회에서 처음으로 공식 제기됐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와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는 약속이나 한 듯 『경제를 망가뜨린 정부와 여당 관계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사람들에게 다시 정권을 맡기면 개혁이 성공할 수 없다』고 공세를 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는 이에 대해 『경제파탄의 근본원인은 정경유착이며 여기에는 여야에 큰 차이가 없다』 『지금은 네탓 내탓을 가릴 때가 아니다』고 맞받았다. 이 공방은 IMF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이달 초부터 더욱 격렬해졌고 후보들은 내내 같은 취지로 설전을 계속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재협상론〓「경제책임론」으로 곤경에 처한 이회창후보에게 호재(好材)로 작용했다. 김대중후보가 『치욕적인 IMF와의 합의내용에 대해 재협상하겠다』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이회창후보는 『김후보의 재협상 발언으로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에 대한 신인도가 엉망이 됐다』며 공세를 폈다. 때마침 환율이 급등하고 외국언론이 한국을 불신하는 보도가 잇따라 공격의 효과를 높였다. 김후보는 이에 대해 『재협상이란 말은 추가협상한다는 뜻으로 기본적으로 IMF와의 합의를 준수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며 해명했다. 결국 이 문제는 13일 청와대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3명의 후보가 IMF협약 준수를 다짐하는 공동합의문에 서명함으로써 일단락됐다. ▼병역공방〓김대중 이인제후보 진영이 이회창후보를 공격할 때마다 「약방의 감초」격으로 즐겨 사용한 소재였다. 특히 『두 아들을 모두 병역면제시킨 이회창후보가 국군통수권자가 되면 누가 진정으로 「받들어 총」을 하겠는가』라는 손대희(孫大熙) 현역 육군중령(구속중)의 기자회견과 『90년 이회창후보의 장남 정연(正淵)씨와 체중감량문제를 논의했다』는 현직 병무청직원 이재왕(李載汪)씨의 기자회견이 잇따라 터져 이회창후보측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회창후보측은 11일 미국에서 유학중인 차남 수연(秀淵)씨를 급히 귀국시켜 공개적으로 키를 확인, 「키 조작설」을 반박했다. 이회창후보측은 이어 『이인제후보가 대학 졸업후 한동안 군입대 통지서를 받고도 고시준비를 이유로 입영기피했다』 『김대중후보는 6.25전쟁 당시 군소집에 응하지 않았다』며 반격을 폈다. ▼중앙일보사건〓지난달 29일 국민신당은 「이회창 경선전략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이란 제목의 중앙일보 내부문건을 공개하며 『중앙일보가 「이회창 편들기」와 「이인제 죽이기」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이에 대해 『사내 정보보고일뿐』이라며 이인제후보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국민신당도 중앙일보 홍석현(洪錫炫)사장 등을 맞고소했다. 15일에는 중앙일보가 이번 대선이 이회창 김대중후보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는 내용의 보도를 해 중앙일보와 국민신당은 또다시 격돌했다. ▼건강공방〓정의화(鄭義和)의원 등 의사 출신 한나라당 의원 4명은 『김대중후보가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세브란스병원 진단서는 병원측의 공식 입장이 아닌 의사 개인의 소견』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김후보가 6종류의 전문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다는 일부 월간지의 보도내용을 인용, 『김후보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증세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또 김대중후보가 거리유세를 대폭 줄인 점을 근거로 연일 『김후보의 건강에 큰 문제가 있다』며 공세를 폈다. 이에 대해 김후보측은 『전문의들의 검진 결과 대통령직을 수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일축했다. ▼기타〓이밖에도 금융실명제 보완, 한나라당의 천안연수원 매각, 지역감정 조장발언, 오익제(吳益濟)전천도교교령 서신 등의 쟁점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중 한 사채업자의 폭로로 쟁점이 된 천안연수원 매각사건은 한나라당이 사실 관계 자체는 시인했으나 『채무 변제를 위해 천안연수원 매각 대금으로 받은 어음을 사채시장에서 할인할 계획이었으나 차질이 생겨 무산됐다』며 야당의 「금품선거기도설」을 전면부인했다. 〈송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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