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9]3人후보 『가빠진 호흡』

  • 입력 1997년 12월 8일 20시 28분


▼ 이회창후보 ▼ 한나라당은 7일의 2차 TV합동토론회에서 이회창(李會昌)후보가 타 후보에 비해 안정감있게 선전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1일의 1차 토론회에 비해 김대중(金大中·DJ) 이인제(李仁濟)후보의 「협공」이 줄어들어 이익을 봤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1분30초 정도의 짧은 시간에 맵시있게 답변하는 기민성은 상대적으로 뒤졌다는 내부 지적도 없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중 안정감을 살려나가면서 20%대의 지지율을 고수하고 있는 이인제후보를 재조준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칫 현재의 지지율 상태로 3파전구도가 지속될 경우 김대중후보가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챙길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이회창후보의 둘째아들 수연(秀淵)씨의 신장검사기록에 대한 공증서를 공개하면서 이인제후보의 사퇴공세를 강화하는 한편 이인제후보의 병역기피 의혹 등을 집중 부각시킬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또 『이인제후보를 찍으면 김대중후보가 당선된다』는 구전(口傳)논리를 확산시켜 「반 DJ 성향」의 여권표를 결집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오익제(吳益濟)전천도교교령 서신사건 등을 통해 김대중후보에 대한 색깔공세의 수위도 한층 높여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정연욱기자〉 ▼ 김대중후보 ▼ 국민회의측은 7일 2차 TV 대선후보 합동토론회의 결과에 대해 겉으로는 『선방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매끄럽지 못했다』고 자성하는 분위기다. 특히 김대중(金大中)후보가 감기기운으로 피로감을 노출했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그러나 당직자들은 『이회창(李會昌)후보도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여 실점(失點)했다』며 『2차토론회의 결과가 표의 흐름을 바꿀 만큼의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김후보 진영은 20% 안팎의 부동표 공략이 막판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효과적인 부동표 파고들기 전략수립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특히 부재자투표를 앞두고 「군심(軍心)」을 잡기 위해 눈보라속에서 철책을 지키는 장병을 모델로 한 일간지 광고를 내보내기로 했다. 부재자표의 득표목표는 70%이상. 또 여론파급효과가 큰 수도권과 영남지역의 화이트칼라층을 집중공략, 김후보 대세론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김후보 진영은 이회창후보에 대한 경제파탄 책임공세가 김후보의 상승세를 회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어나갈 태세다. 특히 영남권에서 상승세를 타던 이회창후보 지지세가 눈에 띄게 수그러든다는 현지 보고에 따라 표밭 파고들기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윤영찬기자〉 ▼ 이인제후보 ▼ 국민신당측의 2차 TV합동토론회 평가는 『나라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안정감을 주었다』『더욱 세게 몰아쳤어야 했다』는 식으로 엇갈렸다. 그러나 판세 반전(反轉)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는 성공했다고 자체 분석하는 분위기였다. 이같은 평가에 따라 3차 토론회에서는 실업 등 경제위기와 관련,「강력한 리더십」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인제(李仁濟)후보측의 「D―9일」 전략의 핵심은 이회창(李會昌)후보의 경제파탄 책임론을 확산시키고 경제위기를 극복할 「젊은 일꾼」 이미지를 고양시킨다는 것이다. 세부 전략도 보완했다. 지역별로는 영남권과 수도권을 전략지역으로 정했다. 이후보측은 이들 지역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며 상당히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8일 입당한 박찬종(朴燦鍾)전한나라당고문에게 세몰이의 진원지로 설정한 부산 경남을 전적으로 맡긴다는 방침이다. 계층별로는 「서민층의 대변자」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후보가 최근 특권층을 집중 비난하고 「서민대통령」을 자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나라당측이 『이인제후보를 밀면 김대중(金大中)후보가 당선된다』는 논리를 전파하는 데 대해서는 『이인제후보만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김대중후보에게 이길 수 있다』는 반론으로 맞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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