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7일 신한국당이 제기한 「청와대의 국민신당 지원설」로 촉발된 정치권내 폭로공방의 와중에서 신한국당을 탈당함으로써 대선을 40일 앞두고 정국이 일대 혼란상황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직 대통령이 소속당이 아닌 다른 당을 지원한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당적을 포기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짐으로써 정당정치의 여야개념이 붕괴되고 대통령이 임기 3개월여를 남겨놓고 새로운 국정운영의 틀을 마련해야 하는 등 극심한 혼돈이 예상된다.
또 김대통령이 엄정하고 공정한 대선관리를 위해 탈당한다는 이유를 밝혔으나 이인제(李仁濟)후보가 주도하는 국민신당을 제외한 각 정파가 일제히 의구심을 나타내면서 김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태세여서 정치권의 불안정 상황도 증폭되고 있다.
김대통령의 탈당에 따라 지난 수십년 동안 국정운영 형태의 요체였던 고위당정회의 등 행정부와 원내다수당의 공조 및 정책조율 기능도 정지될 것으로 보여 국정공백과 임기말 권력누수현상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대통령의 탈당을 계기로 신한국당의 내분 상황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신한국당의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중심으로 한 주류는 김대통령의 탈당을 계기로 조속히 당내 비주류의 반발을 진화하고 김대통령의 이미지를 탈색한다는 방침이다.
이총재측은 이를 위해 당명과 정강정책 개정도 검토중이며 조순(趙淳)민주당총재와의 연대 성사를 통해 당분위기를 일신할 계획이다. 반면 신상우(辛相佑) 서청원(徐淸源)의원 등 비주류 민주계 20여명은 이날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당내에 남아 이총재의 독주를 저지하고 정권창출을 위한 「반(反)DJP연합」 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