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李-反李모임 『이리 모여라』 곳곳서「勢몰이」

  • 입력 1997년 10월 24일 20시 54분


신한국당 내분이 이회창(李會昌)총재지지세력과 반대세력간의 세(勢)대결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이총재지지파와 반이(反李)세력은 24일 잇따라 자파모임을 갖고 세규합에 나섰다. 이총재측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10층 대강당에서 원내외위원장 1백53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회창총재 정치혁신선언 지지대회」를 개최, 대규모 지지세를 과시했다. 이 자리에는 중앙상무위원회와 국책자문위원회 임원2백80명과 중앙당사무처 당직자들도 대거 참석, 분위기를 돋웠다. 이한동(李漢東)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지금 당내에는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는 일부 의견이 있다』며 『그러나 이는 물리적으로나 시한적으로 여유가 없으며 그렇게 될 수도 없다』고 말해 후보교체론에 반대했다. 이어 이총재는 『총재로서 당이 깨지거나 분열되는 것을 결코 원치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당의 분란을 조장하는 행동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총재의 연설에 이어 이총재 지지발언이 잇따랐다. 특히 권익현(權翊鉉)고문은 『우리는 어려운 싸움에서 이겨야 대접을 받는다』며 『모두 이번 대선에서 승리해 영웅이 되자』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이총재 지지와 당내에서 분파적 행동을 삼갈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5개항의 결의문도 채택했다. 그러나 당초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 명목으로 소집된 이날 행사가 이총재 지지결의대회로 「변질」된 것에 대한 당내 반발도 적지 않았다. 이대표가 이날 인사말에서 『이날 대회는 특정 계파의 지지결의대회가 아니다』며 『행사는 이총재 선언지지 및 당의 단합대회로 불러야 한다』고 비판한 것도 이같은 불만의 표시라는 설명이다. 사전에 이날 행사개최사실을 보고받지 못한데다 반이세력의 반발을 의식한 이대표는 한때 행사취소를 검토했으나 이총재의 간곡한 권유로 뒤늦게 참석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이대표는 행사직후 김기수(金基洙)조직위원장을 불러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박찬종(朴燦鍾) 김덕룡(金德龍)선거대책위원장과 서석재(徐錫宰) 서청원(徐淸源)의원 등 민주계의원도 『미묘한 시점에서 이총재의 지지결의대회를 하는 것은 당내 분열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대거 불참했다. 또 이총재측이 배포한 참석자 명단 중에서 이규택(李揆澤) 한승수(韓昇洙)의원 등은 실제로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주위의 빈축을 샀다. 반이세력도 분주히 움직였다. 김덕룡위원장과 서석재의원은 이날 낮과 저녁 시내에서 조순(趙淳)민주당총재와 각각 회동, 「반DJP」 연대방안 등에 대해 깊숙이 논의했다. 특히 김위원장은 각종 지방강연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시내에 머무르며 당소속 원내외위원장을 그룹별로 접촉하면서 반이세력의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편 민주계중진인 신상우(辛相佑)의원 등 부산출신 초재선 의원 9명은 이날 낮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오찬모임을 갖고 세시간이 넘도록 난상토론을 벌이며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는 김형오(金炯旿) 김무성(金武星) 한이헌(韓利憲) 김기재(金杞載) 권철현(權哲賢) 정의화(鄭義和)의원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이총재가 김대통령의 탈당을 강하게 요구한 것은 정치도의에 맞지 않는 처사라는 강경론이 주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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