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대통령후보 단일화협상이 막바지 고비를 맞고 있다. 양당은 15일로 정한 합의문 작성시한을 넘기고도 단일화성사의 갈림길에서 내각제 형태문제를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당 협상수임기구 위원장인 국민회의 한광옥(韓光玉) 자민련 김용환(金龍煥)부총재는 14일 오후 접촉을 갖고 내각제형태에 관한 막판 절충을 벌였다. 그러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대통령이 외교 안보 통일분야에서 권한을 행사하는 「절충형 내각제」(국민회의)와 총리가 전권을 행사하는 「순수내각제」(자민련)로 맞서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당은 합의문 작성시한을 연장하는 것이 불가피하더라도 너무 늦어져서는 안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비자금정국」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며칠이 단일화의 적기(適期)이고 길게 잡아도 이달말까지는 두 김총재가 최종담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화가 늦어지는데 대해 양당은 『저쪽의 내부 입장정리가 안돼서…』라며 서로 책임을 떠밀고 있다. 『공은 이제 저쪽으로 넘어갔다』는 식이다.
특히 자민련의 입장은 완강하다. 자민련 존립의 제1목적인 내각제는 양보할 수 없으며 국민회의가 순수내각제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홀로서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용환부총재는 『우리는 결코 길게 끌생각이없다』며 『국민회의가 내부의 「허튼소리」를 잠재우고 진짜 내각제를 하겠다는 믿음을 주면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회의측도 「절충형 내각제」에 대한 미련이 강하다. 「통일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싶어하는 김대중(金大中)총재의 남다른 열망을 포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회의측은 협상의 여지는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광옥부총재는 『한국적 특수성을 감안, 절충형 내각제를 선호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앞으로 협상에서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협상관계자도 『우리쪽도 다소 양보해야 하지만 자민련도 끝까지 고집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