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정국/자민련 표정]득실 계산하며 관망

  • 입력 1997년 10월 15일 20시 30분


김종필(金鍾泌)총재는 15일 오전 당무회의에서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의 비자금논쟁은 우리당이 너무 깊숙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 차원이든 검찰 차원이든 대선 전에 진상이 밝혀져 국민의 걱정을 덜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두 당의 「비자금 격돌」에서 한발짝 물러서 있을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는 13일 간부회의에서 「신한국당의 실명제위반에 대한 검찰조사, 모든 비자금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국민회의측을 적극 엄호하던 태도에서 다소 후퇴한 것이다. 이같은 태도변화는 싸움의 한쪽 당사자인 국민회의를 적극 편드는 인상을 줄 경우 자민련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축소될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삼자적 입장에서 원칙론을 견지하며 정국변화를 예비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여기에는 자민련의 개입으로 파문이 확산될 경우 자민련도 비자금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걱정도 작용하고 있다. 또 막바지에 이른 DJP단일화협상에서 국민회의측을 압박하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관측이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국민회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단일화협상에 낫다는 「정치9단」의 판단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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