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회창號 난파하나』 긴장…「즐기기」서 파장 경계

  • 입력 1997년 9월 24일 19시 41분


『이제 「이회창호(李會昌號)」는 완전히 물건너 간 것 아니냐』 신한국당이 「위기반전」의 전환점으로 삼고 있는 총재직 이양 전당대회(30일)가 다가오고 있지만 위기반전은 고사하고 전당대회 연기서명 및 일부 의원들의 탈당움직임까지 나타나자 야권이 보이고 있는 시각이다. ○…국민회의는 이회창대표의 「난파가능성」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걱정하는 쪽이다. 단순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닌 것 같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24일 『언론이 너무 이대표를 「코너」로 몰아붙이는 것 아니냐』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신한국당내 민주계가 탈당,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진영에 합류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이인제돌풍」이 일어나 대선구도가 급격하게 「세대교체」쪽으로 쏠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 「정권교체구도」에 맞춰 대선전략을 세워온 김대중(金大中)총재가 힘들어진다는 것이 국민회의의 고민이다. 이해찬(李海瓚)의원은 심지어 『「이인제+민주계」는 이전지사를 「준(準)영남후보」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자민련 당직자들은 『김종필(金鍾泌)총재가 결단을 10월로 늦춘 것도 이런 여권의 혼란상을 예측했기 때문』이라며 『여권내분은 DJP단일화든 내각제연대든 당의 입지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자민련은 내각제를 선호하는 신한국당내 민정계 일부세력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는 한편 국민회의와의 DJP단일화 협상도 향후 정국추이를 봐가면서 속도를 조절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일부 인사들은 자민련이 마지막 승부수로 제기한 김영삼(金泳三)대통령 임기내 개헌이 성사될 가능성에 일말의 기대감을 내보였다. 이날 당무회의에서도 이긍규(李肯珪) 함석재(咸錫宰)의원 등은 『지금이라도 내각제개헌이 늦지 않다. 내각제추진에 더욱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여권의 심각한 분열상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하면서도 여권내부에서 「이인제 대안론」이 불거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조순(趙淳)총재의 한 핵심관계자는 『결국 민주계는 떨어져 나와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와 같이 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선 이전지사의 지지율이 높지 않으냐』며 이같은 우려를 내비쳤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어차피 본선승리가능성과 권력내부의 위계질서라는 두가지 기준으로 연대를 모색하지 않겠느냐. 그럴 경우 조총재가 이전지사보다 선택하기 쉬운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추는 입장이 정리된 상태는 아니지만 신한국당 민주계와의 연대에 이은 조총재와 이전지사의 연대방안도 적극 검토중인데 10월 초중순경 최종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혁·이철희·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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