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대표 권력분담 강조］『３金딛고 다시 선다』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대표는 10일 회견에서 이미 자신이 주창한 「대통합정치」의 핵심인 「권력분담론」의 구체적인 방향 제시에 초점을 맞추었다. 또 그 배경에는 이대표가 후보 경선때부터 내세워온 「삼권분립의 실현」이라는 나름대로의 정치철학이 깔려 있다. 이날 이대표가 총리에 대한 실질적 조각권 부여, 경선에 의한 국회의장 선출, 여당대표에 대한 당운영 전권부여 등을 골자로 한 권력분담론을 강조한 목적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대외적으로 「3김정치」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다. 이대표는 회견에서 『시급한 것은 권위주의 정치와 「3김시대」로 통칭되는 지역주의의 낡은 정치구도를 혁신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즉 자신의 정치입문 명분이었던 「구정치청산」을 다시 끄집어 내 후보교체론 등으로 입은 작지 않은 상처를 딛고 재기(再起)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단기적으로는 추석연휴기간 중의 지지도 반등을 노린 「화두(話頭)」라 할 수 있다. 이와함께 주목할만한 대목은 대선에서 다른 정파와의 연대를 모색하기 위한 「밑그림」의 의미다. 물론 대내적으로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 등 당내 비주류의 잔류와 협조를 설득하기 위한 목적도 내포되는 개념이다. 이지사가 요구한 대권―당권 분리와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그 취지를 상당부분 반영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대표가 밝힌 당내 중진협의회 구성은 경선탈락자와 비주류 중진인사들을 끌어안기 위한 아이디어로 보여진다. 이대표는 이날 이 기구에 큰 비중을 둘 것임을 누누이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서 또한가지 눈길을 끈 대목은 자민련 등과의 연합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권력구조개편에 대한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은 점이다. 그러나 이대표 회견은 내용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정기탁금 개선문제도 초안에는 포함돼 있었으나 진행중인 정치개혁협상을 감안해 제외했다는 후문이다. 또 권력분담론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마련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아 신뢰성을 반감시킨 점도 지적될만한 대목이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