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역수지개선 방심 안된다

  • 입력 1997년 9월 2일 19시 53분


지난 6월 한달 반짝 흑자를 보인 무역수지가 다시 적자로 돌아서 올들어 8월 말까지 누적적자는 1백24억달러로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9억달러가 개선되긴 했지만 올해도 적자가 1백50억달러선에 달할 전망이어서 내리 3년 적자가 1백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같은 적자기조가 정착되면 외환보유고가 크게 줄고 외채가 급증하는 등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아 경제불안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최근 수출이 다소 늘고 있지만 고비용 저효율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무역수지의 획기적인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 8월의 적자축소는 수입이 11.2%나 감소한 덕분이다. 소비재수입 감소는 바람직하나 기업의 설비투자 위축으로 자본재수입이 20% 가까이 급감한 것은 향후의 성장잠재력 잠식을 수반하기 때문에 반길 일만은 아니다. 국제수지 개선을 위해서는 수출경쟁력 제고가 우선이다. 그중에서도 상품의 고부가가치화로 선진국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 시일이 걸리더라도 단순 조립가공 형태에서 벗어나 기술과 디자인경쟁력을 강화하는 수출산업 체질개선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물류비용과 임금 금리 등 경쟁국보다 높은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신축적인 환율운용으로 수출가격경쟁력을 갖추는 데 정부와 기업 근로자가 힘을 모아야 한다. 수입을 줄이고 여행 관광 운수 등 무역외수지적자를 축소하는 것도 수출증대 못지 않게 긴요한 과제다. 20억달러가 넘은 여행수지적자를 줄이는 등 우리 모두 씀씀이를 줄일 분야가 많다. 에너지절약을 생활화하여 연간 2백억달러가 넘는 원유수입액을 대폭 줄이는 데도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금융혼란 연쇄부도같은 경제불안을 해소해 경제가 활력을 되찾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구조조정 등 현안에 밀려 국가경쟁력의 총괄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 국제수지문제를 도외시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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