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씨 黨개혁안 제출］「못받을 카드」 제시

독자출마냐, 당 잔류냐를 둘러싸고 관심을 끌어오던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가 26일 마침내 첫 가시적 행보를 내디뎠다. 형식은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李會昌(이회창)대표에게 새 당총재를 「경선」으로 뽑자는 파격적인 당개혁안을 들이미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지사는 총재직선제 도입시기를 구체적으로 못박지는 않았다.그러나 이번에 김대통령이 총재직을 이양할 때 이대표에게 그냥 넘겨줄 게 아니라 경선을 하자는 게 이지사의 입장이다. 이는 당 대통령후보가 당연히 당총재직을 물려받는 관행을 정면으로 거부한 도전적인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이지사는 더 나아가 선출직 복수부총재제를 신설해 당 최고집행기구에서 중심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지난번 경선에서 탈락한 각 진영에 당내 활동무대를 보장해주자는 얘기다. 그러나 이대표가 이같은 내용들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때문에 이지사의 이같은 주장을 이대표와의 결별을 위한 「수순밟기」로 보는 게 당안팎의 지배적 시각이다. 이지사는 이날 이대표와 만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도 경선에 승복하느냐』는 질문에 『현실로 인정한다』며 직답을 피했다. 또 당개혁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의 거취에 대해서도 『궁극적으로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분명한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이지사 진영은 신당 창당작업을 서두르고 있으나 정작 이지사는 당안팎의 복잡미묘한 상황전개를 지켜봐야 한다며 관망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지사는 이달말 3박4일간 중국을 방문한다. 그러나 귀국 후 곧바로 거취를 결정할 것 같지는 않다. 최근 이지사와 접촉한 徐錫宰(서석재) 徐淸源(서청원) 김운환의원 등 민주계 인사들이 후보적격여부의 공론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도 이지사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청와대의 이지사 주저앉히기 움직임, 당내 민주화를 요구하면서 경선승복 약속파기를 했을 때 뒤따를 비난 등도 이지사의 운신을 제약하는 요인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지사가 9월초 지사직 사퇴의사를 표명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론이 없는 상태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