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바람에 돛단 야권통합…DJP단일화 협상 가속도

  • 입력 1997년 8월 13일 19시 56분


지지부진하던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야권후보 단일화협상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趙淳(조순)서울시장의 대선출마가 느긋했던 태도를 바꾼 것이다. 양당은 14일 협상소위 합동회의에서 후보단일화의 원칙과 방법 등에 대해 몇가지 합의를 이끌어 낼 전망이다. 특히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 중에서 한명으로 단일화한다는 사실을 못박기로 한 것은 다분히 조시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양당 관계자들은 『단일화협상과 조시장은 관계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조순 변수」는 이미 DJP단일화협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시장의 부상은 야권후보 단일화라는 명분을 훼손시키고 지지율을 잠식하는 등 실질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회의가 조시장의 출마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국민회의는 그러나 조시장의 출마로 자민련과의 후보단일화 협상이 진전을 보이기 시작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자민련측이 국민회의가 줄기차게 주장해온 일괄타결방식을 수용할 움직임을 보이자 내심 즐거워 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자민련이 「선(先)내각제합의, 후(後)단일화협상」에서 한발 물러나 「병행 추진」이라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은 사실상 「일괄타결」방식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자민련은 그동안 국민회의가 내각제추진 입장을 밝히면서도 당론채택을 하지 않는데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다. 그러나 「선내각제 합의」요구를 철회함에 따라 일단 협상의 걸림돌이 제거되고 협상전망 역시 밝아졌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자민련만 일방적으로 양보한 것은 아니다. 양당의 합의문에 명시할 「내각제개헌」은 곧 국민회의가 사실상 내각제추진을 공식화하는 것이고 김대중총재도 후보를 양보할 수 있다는 점을 명문화함으로써 자민련도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합의는 협상의 기본정신과 원칙에 대한 합의일 뿐 앞으로 △내각제개헌의 시기와 절차 △공동정권의 방법과 내용 △단일화의 기준과 방법 등 숱한 난관은 그대로 남아 있다. 〈윤영찬·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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