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DO-한전 기술자들 『北음식 입맛에 안맞네요』

  • 입력 1997년 8월 3일 20시 08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주계약자인 한국전력이 북한 신포지역의 경수로 착공을 앞두고 우리 기술진의 「입맛」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를 놓고 고민중이다. KEDO와 한전은 당초 북한지역에서 공사가 이뤄지는 만큼 식사 문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으나 몇차례 부지조사 및 협상대표단을 파견한 결과 이 문제가 의외로 심각하다고 느끼게 된 것. 경수로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끼니당 15달러씩 주고 한정식을 먹었으나 입에 맞지 않아 고생했다』며 『북한 음식들은 조미료 등 양념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시고 짠맛이 강했으며 야채도 귀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통조림은 유통기한이 지나 먹기 어려웠으며 김치도 양배추로담근 것 뿐이었다』며 『정성껏 음식을 차렸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분단 반세기 동안 남북간 「먹을거리 문화」에 상당한 거리감이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EDO와 한전은 현지에서 북한측 기업이 제공하는 식사 대신 국내 기업으로부터 음식을 조달키로 하고 단체급식 공급업체로 대우그룹 계열의 아라코(대표 鄭淳石·정순석)를 선정했다. 또 당분간 우리 기술진이 먹을 식품 등을 한달에 한번정도 배편으로 수송할 계획이다. 특히 야채류 중일부는현지에서 직접 재배토록 북한과 합의하는 한편 현지에서 고용할 북한 요리사들도 「남한 입맛」을 맞출 수 있도록 사전 교육을 시킬 방침이다. 한전측은 또 공사기간 중 북한 노동자들에게 점심을 제공키로 해 남북간 「음식 교류」도 기대된다. 또 우리측이 야채류를 직접 재배할 경우 남북간 종자교환 및 영농기법 교환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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