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高총리,李대표아들 병역문제 때아닌 신경전

  • 입력 1997년 7월 25일 20시 22분


신한국당 대통령후보인 李會昌(이회창)대표 두 아들의 병역면제 문제에 대한 高建(고건)국무총리의 국회답변을 둘러싸고 이대표와 고총리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고총리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金榮煥(김영환·국민회의)의원의 대정부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병역문제와 관련, 「특정후보의 사생활문제」 또는 「도덕성 문제」라는 말을 12차례나 언급한 뒤 『총리가 이 문제에 대해 견해를 표명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총리는 또 『물론 여야 정당간에 얘기는 있을 수 있다. 정치적인 얘기는 더욱 있을 수 있다. 언론의 역할은 정부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고총리의 답변을 관점에 따라서는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어 이대표 측근들은 몹시 못마땅해 했다. 이대표 자신도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고총리의 답변은 마치 「정부가 밝히기는 곤란하니 정치권이나 언론이 알아서 밝혀달라」는 말처럼 들렸다』며 고총리를 성토했다. 이대표 측근들 사이에선 『고총리가 뭔가 다른 뜻을 품고 있는 것 같다』 『고총리가 이대표에게 경쟁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또 24일 국회 본회의에선 신한국당의 宋勳錫(송훈석)의원이 나서 고총리의 미온적인 답변을 추궁하고 이대표 두 아들의 병역처분관계와 병역처분의 적법성 여부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에 의한 명확한 답변을 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고총리는 이날 답변에서도 역시 『이 사안에 대해 총리의 견해를 표명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국방부장관에게 답변을 미뤘다. 이에 金東鎭(김동진)국방부장관은 이대표 두 아들의 병역면제에 관한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저는 이것이 의심스럽다 그렇지않다고 하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오는 8월 개각 때 고총리 경질설이 정치권에 나도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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