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에너지 절약진단,정부청사만 『나몰라라』

  • 입력 1997년 7월 13일 20시 10분


정부가 공공기관에 장려하고 있는 에너지절약 시범사업에 정작 앞장서야 할 정부종합청사는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 사업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13일 통상산업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산부는 총리실과 함께 기업이 공공기관에 에너지절약 시설투자를 한 뒤 절감액을 공공기관과 절반씩 나눠 갖는 「에너지절약 성과배분 계약」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상 건물은 김포공항 무역센터 서울대병원 한국방송광고공사 정부 제1,2청사 등 6개. 에너지절약 전문기업들은 김포공항 등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4,5월 에너지효율을 진단했으며 계약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정부 제1,2청사만 아직 진단조차 받지 않고 사업을 미루고 있다. 정부종합청사 관리소측은 『해당 업체인 중앙개발의 사업제안서가 구체적이지 않아 사업제안서를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연락이 오지 않아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중앙개발은 이에 대해 『무슨 이유에선지 관리소에서 시범사업에 전혀 의욕을 보이지 않아 손을 놓았다』고 밝혔다. 상대가 미온적인 상황에서 연간 절감가능액이 2억여원 정도인 정부종합청사 일에 매달려 있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관리소측은 또 『이 사업에 드는 비용을 내년 예산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고 지연이유를 밝혔으나 통산부 관계자는 『이 사업에 필요한 비용은 업체에서 전액을 대는 것』이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장려해놓고 솔선해야 할 정부기관은 뒤로 빠지는 전형적인 「레드 테이프」(관료들의 형식주의)』라고 비판했다. 〈백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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