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對北문제 개입,YS 알고 있었나』…야권 맹공세

  • 입력 1997년 3월 27일 19시 55분


[이철희·정용관기자]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金賢哲(김현철)씨가 북한 黃長燁(황장엽)노동당비서의 망명사건 등 대북문제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일본 아사히신문과 국내 일부언론보도에 대해 27일 『남북관계를 국내정치에 악용한 저의가 드러났다』며 일제히 비난했다.

그동안 정치공세를 자제하고 민생안정과 경제살리기에 주력키로 했던 국민회의도 이날 국회 통일외무위원회의 소집을 요구키로 하는 등 정치쟁점으로 삼을 태세를 보였다.

국민회의는 특히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이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알고 있었다면 무슨 자격으로 북경에 보냈는지, 사후에 알았다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밝히라고 몰아붙였다.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현철씨의 남북문제 개입은 국가적 민족적인 문제』라며 『이는 명백히 남북관계를 국내 정치위기 탈출용으로 악용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맹비난했다.

국민회의의 이같은 강경반응은 정치고비 때마다 「북풍」에 휘말려 왔다는 피해의식 때문이다. 국민회의는 정부가 황비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언제든지 정치적으로 이용할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때문에 국민회의는 현철씨의 대북문제 개입의혹을 최대한 부각해 「황풍(黃風)」을 차단하는 호재로 삼겠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자민련도 『김대통령의 묵인 없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몰랐다면 무능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공격에 가세했다.

金昌榮(김창영)부대변인은 논평에서 『현철씨는 황비서 망명과 남북정상회담까지 추진, 밀사칭호를 새로 얻었다』며 『통치자가 둘이기 때문에 정책에 일관성이 없고 대북시책마저 극좌에서 극우로 춤을 췄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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