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내 「반(反)李會昌(이회창)대표파」의 움직임이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이대표체제에 가장 강도높은 반발을 보이고 있는 신한국당의 李漢東(이한동) 朴燦鍾(박찬종)고문은 15일 양자회동에서 「나라를 위해」 국민회의의 金大中(김대중) 자민련의 金鍾泌(김종필)총재를 만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박고문을 중심으로 한 비주류 세력들이 어떤 형식이든 당지도부에 충격을 던지리라는 것은 정치권 안팎의 지배적 관측이었지만 이대표체제 출범 이틀만에 야당총재들과의 회동을 거론한 것은 다소 뜻밖이다. 특히 두사람은 이대표체제 출범직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교류가 눈에 띄지 않던 관계였다.
이날 회동 분위기나 대화내용으로 미루어 두사람이 사전에 어떤 계획된 구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여러가지 화제를 가지고 얘기하다 박고문이 불쑥 꺼낸 제의에 이고문이 동의하는 정도가 이날 대화내용의 전부였다. 따라서 이들이 무엇 때문에 양김총재와의 회동 필요성을 거론했는지 현재로서는 구체적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러나 신한국당내 비주류의 발상이 「당내투쟁」에 머무르지 않고 당의 테두리를 언제든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시화됐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그것도 기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발표한 내용이 아니라 둘만이 나눈 「밀담(密談)」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날 『당내 일은 표면적으로 논의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의견을 모았다. 앞으로 물밑접촉을 더욱 강화하자는 뜻이다. 아무튼 당내와 일반 국민사이에 무시못할 지지세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어떤 이유와 목적에서든 「의기투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향후 대선판도와 관련,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아직은 「거론」내지 「모색」 정도의 수준이지만 야권의 두 김총재와 회동할 수도 있다는 발상이 정치권에 던질 파장(波長)도 섣불리 가늠하기 힘들다.
물론 아직은 「이회창독주」에 제동을 걸어보려는 시도로 보여진다. 또 이들의 1차적 관심사는 우선 당내경선이다. 야권도 아직은 「대내용(對內用)」으로 보며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또 내부 동조세력 규합 등에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이들의 행보가 대선정국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특히 이회창대표체제 출범에 대해 불만이 큰 여권내 민주계까지 가세할 경우 정치권이 걷잡을 수 없이 동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