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13일 신한국당 새대표에 李會昌고문을 기용한 것이상식의 `虛'를 찌르고 워낙 전격적이었던 만큼 숱한 화제를 남기고 있다.
청와대와 신한국당 등 여권에서는 극소수 핵심인사를 빼고는 이같은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언론도 12일 밤늦게까지 극심한 혼선을 빚었다.
특히 여권 핵심인사들이 李고문의 대표 내정 사실에 대한 `함구'를 넘어 일부러 혼선을 유도한 듯한 인상마저 풍겨, 이미 타성화된 `깜짝쇼'라는 비판도 적지않게 제기되는 모습.
○…金대통령이 유력한 大權주자인 李고문을 신임대표로 기용키로 한데는 李漢東고문의 `버티기'와 崔炯佑고문의 돌연한 入院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金대통령은 지난달 25일 對국민담화에서 밝혔듯이 공정한 경선관리를 위해 `관리형 대표'를 줄곧 희망했으나 李漢東고문이 경선포기 不可 입장을 견지하고 유력한 대안이었던 崔고문마저 쓰러지자 발상을 완전히 바꾼 게 아니냐는 이야기다.
지난주말까지만해도 姜仁燮정무수석과 姜三載사무총장 등 여권 핵심들은 李漢東고문이 경선을 포기하는 정치적 결단을 내려줄 것을 계속 압박했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경선포기가 대표의 전제는 아니라는 것과 대표는 경선을 포기해야 한다는 상반된 발언들을 오가며 계속 입장을 바꾸어온 게 사실이다.
姜수석은 이날오전 "처음부터 李會昌고문도 아니었고 李漢東고문도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 "나도 늦게야 李會昌고문의 대표내정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 대표인 李會昌고문이 경선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느냐'는 질문에 "李漢東고문의 경우뿐아니라 다른 경우에도 경선포기가 대표의 전제가 아니라고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또 차남 賢哲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李會昌고문의 대표기용이라는 고단위 처방이 나온 것 같다는 견해도 청와대주변에선 나돌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2일오후 賢哲씨의 국정개입의혹에 언급, "예상보다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두고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金대통령은 12일오전 李고문을 청와대로 불러 대표내정 사실을 직접 통보한 뒤40분가량 정국수습 방안과 후속 당직개편및 당운영 문제 등을 협의했다는 후문. 그러나 李고문의 청와대 獨對사실은 12일밤 11시가 가까와지면서 李고문 측근들의 말을 통해 서서히 퍼지기 시작, 자정무렵에야 최종 확인됐다.
그 이전까지 李고문이 청와대를 들어왔다 갔는지를 당사자들과 金대통령의 극소수 측근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해 `YS의 보안인사'을 실감케 했다.
더욱이 12일에는 金대통령이 오전 11시에 金瑢泰비서실장 등과 오찬을 하고 곧바로 진해 海士졸업식에 참석한 뒤 오후5시 넘어서 귀경토록 돼있어 새 대표를 독대할 것으로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었던 게 사실이다.
金대통령은 海士졸업식에 참석하고 청와대로 돌아온 뒤 오후 5시40분께 姜정무수석을 본관 집무실로 불러 대표내정 통보 사실을 알려주었다는 것이다.
金대통령은 `전국위원회 참석 하루전에 대의원들에게 대표지명 사실을 공개하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姜수석이 두차례씩이나 건의했으나 전례를 들어 현장에서 발표하자는 쪽으로 지시가 있었다고 姜수석은 전했다.
당시 金대통령은 "이미 (대표내정 사실을) 통고했으니 자연스럽게 새 대표가 당관계자들에게 이야기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姜수석은 이날오후 6시17분께 金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내려와 "통보는 이미 간것 같다"며 "金대통령이 海士졸업식을 마치고 오후 5시40분에 도착했는데 그후에 통보를 한 것 같다"고 소개했으나 몇시간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姜수석은 특히 `차기 대표가 누구냐'는 질문에 "전혀 의외의 인물은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확인, 그때부터 여권 주변에서는 李漢東 金命潤고문과 金宗鎬의원의 기용說이 강력히 대두했으나 결국 4-5시간후에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姜수석은 13일오전 李고문의 대표내정 사실을 확인하면서 "보는 시각에 따라 李고문이 의외의 인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언론이 극심한 혼선을빚은데 대해 "고정관념을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 그는 특히 유력한 대권주자인 李고문을 대표로 선택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대해"총재(金대통령)가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그 임무에 맞는 사람을 고른 것이 아니냐"고 설명했다.
한편 姜수석은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13일새벽까지 시내 호텔에 머물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李會昌고문은 12일 오전 金대통령으로부터 대표 내정사실을 통보받은데이어 점심식사후 이마빌딩 변호사 사무실로 高興吉비서실장을 불러 대표 내정 사실을 알려주고 공식발표때까지 보안을 당부했다는 후문. 高실장에게만 상황을 알려주고 "대표 수락연설문을 작성하라"고 지시한후 다른 보좌진들에게는 귀띔을 하지 않은채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해, 대다수 보좌진들이 전혀 상황을 감지하지 못했다는 것. 高실장은 곧바로 시내 모처로 잠적, 모든 연락을 끊고 대표 수락 연설문 작성을 준비했고 취재진과 연락을 피하기 위해 새벽 3시쯤에야 귀가. 李고문이 당초 黨대표직 제의를 받고 비서실 회의를 소집해 대표직 수락 여부를놓고 논의를 했다는 說과는 달리, 李고문 스스로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마음의 결심을 굳혔다는 것. 정작 李고문은 이날 밤 11시께 귀가했으나 구기동 자택에서 기다리던 취재진들로부터 대표직 제의 사실 확인요청을 받고 "나는 아니다" "피곤하기 때문에 일찍 쉬어야겠다"고 연막. 李고문은 언론보도로 기정사실화된후 13일 아침에야 자택으로 찾아온 기자들에게 "어제 청와대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대표를 맡아달라는 말씀을 들었다"며 본인의 입으로 공식확인. 李고문은 이날 아침 金命潤 閔寬植상임고문 등 당내 원로중진들과 당내 대선예비후보들에게 전화를 걸어 당 운영 과정에서의 조언과 협조를 당부했다고 한 측근이 소개. 한편 黃祐呂의원 黃榮夏전총무처장관 李興柱전총리비서실장 柳瓊賢전평통사무총장 陳京鐸전의원 安東壹변호사 房錫炫서울대교수 陳榮변호사 등 측근들은 13일 아침 보도를 통해 소식을 듣고 이마빌딩 사무실로 달려와 향후 대책을 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