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수원 보선 정당연설회 이모저모]

  • 입력 1997년 2월 26일 20시 15분


▼인천▼ [문철기자] 26일 인천 검단중학교에서 열린 인천서구 보궐선거 신한국당 1차 정당연설회는 2천여명의 청중이 모여 찬조연설자들과 趙榮藏(조영장)후보의 연설에 열렬한 박수와 호응을 보내는 등 뜨거운 분위기였다.그러나 정작 청중들의 관심은 朴燦鍾(박찬종) 李漢東(이한동)고문의 찬조연설에 쏠렸다. 두 고문은 이날 연설에서 똑같이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25일 한보관련 대국민사과담화를 화제로 올렸다. 하지만 두사람의 연설에 깔린 정서는 서로 달랐다. 박고문은 대통령의 사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신한국당의 핵심당직자와 정부의 고위공직자도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 책임에 대해 국민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한보사건과 관련, 『우리는 1공화국이후 직간접적인 그리고 크고 작은 「부패먹이사슬」속에 손과 발을 적시며 살아왔고 박찬종도 예외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면서 『다시는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이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신한국당이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국민에게 좌절과 불안을 가져다준 책임을 제대로 지려면 대통령선거를 「역사상 가장 깨끗하고 가난한 선거, 선거후유증을 남기지 않는 선거」로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고문은 김대통령의 사과담화를 우리 정치사에서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한 뒤 『대통령의 사과는 노동법 기습처리, 한보사건으로 왠지 기분나쁜 시간을 보낸 국민들의 마음을 씻어줬다』고 말했다. 조후보는 대통령의 사과담화와 관련한 언급을 삼간 채 『서구발전을 위해 「공천철새」가 아닌 「토박이」인 저를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수원▼ [수원〓이철희기자] 26일 오후 수원 장안공원에서 열린 국민회의와 자민련 합동정당연설회는 金大中(김대중) 金鍾泌(김종필)총재의 「동시출격」 탓인지 뜨거운 열기속에서 진행됐다.이날 행사장에 양당 단일후보인 자민련의 李台燮(이태섭)후보와 나란히 입장한 두 김총재는 2천여 청중들의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받은 뒤 차례로 연단에 올랐다. 먼저 김종필총재는 『어떤 이들은 이태섭동지를 수서사건으로 트집을 잡는데 한보사태도 그랬지만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고 덮어씌운 희생자』라고 이후보를 옹호했다. 그는 또 『우리당은 내각책임제를 주장하지만 김대통령이 안하겠다고 고집해서 현행 제도대로 대응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면서 『반드시 야권후보를 단일화해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김대중총재는 『어제 김대통령이 자식문제까지 언급하면서 사과했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나타나지 않았고 깃털은 몇개 뽑았을지 모르지만 몸통은 누구인지 설명이 없다』며 한보사태를 집중 거론했다. 그는 『92년 대선 때 鄭泰守(정태수)씨가 수백억원의 돈을 김대통령에게 줬다는 말이 있다』면서 『김대통령이 대선 때 신세진 것을 갚기 위해 엄청난 특혜를 베푼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원연사로 나온 의원들도 김대통령과 아들인 현철씨를 집중공격했다. 邊雄田(변웅전·자민련)의원은 『대통령이 「1전도 안받았다」는 것은 「1조원도 안받았다」는 얘기를 발음을 잘못한 것』이라고 비꼬았고 鄭東泳(정동영·국민회의)의원은 『김대통령의 최대실책은 아들의 고삐를 풀어놓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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