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權탐색-與 예비후보]이만섭 『나야말로 적임』

  • 입력 1996년 12월 22일 20시 20분


「朴濟均기자」 신한국당 李萬燮(이만섭)상임고문실은 최근 「이만섭 대안(對案)론」이라는 내부자료를 만들었다. 이 자료의 주요내용은 이고문이 신한국당 대선후보가 돼야하는 이유 9가지다. 이유인즉 △7선에 국회의장을 지낸 정치경륜 △「날치기」를 거부한 소신과 용기 △영남표 결집능력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총재 金鍾泌(김종필)자민련총재와 맞설 수 있는 역량 △당내 계파 결집능력 △여야 조정능력 △통일전문가 △청빈성 등이다. 이고문은 『국민들이 요즘 신한국당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는 사람가지고 도저히 안된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내가 판단해서도 안되겠다고 할 때 공식적으로 대선도전 선언을 하겠다. 그 시기는 내년 2,3월 이후가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고 있다. 이고문측이 주장하는 대선도전의 기반은 TK(대구 경북)지역의 지지. 그는 『TK가 무주공산(無主空山)이 아니다. 대구 경북인이 주인이고 그 뒤에 내가 있다』고 외친다. 그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TK출신 의원 모임에서 TK의 맹주를 자처하는 金潤煥(김윤환)신한국당고문과 뼈있는 농담을 주고 받았다. 이고문이 『김고문이 킹메이커라고 하는데 다른 사람 메이커만 할 게 아니라 나를 밀어달라』고 하자 김고문은 『나한테 미리 와서 도와달라고 해야지』라며 응수했다. 이고문은 요즘도 1주일에 한두차례씩 대구에 들른다. 내년부터는 대구 경북지역의 직물 염색업체 등 중소기업을 중점적으로 훑을 계획이다. 또 최근 주창한 △근검절약 △정치인과 고위공직자의 솔선수범 △타인의견 존중 등 「나라 바로세우기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승화시켜 TK의 지지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킨다는 야심찬 구상도 갖고 있다. 대구 대륜고총동창회장 연세대총동창회고문 국회연세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학맥을 엮는데도 심혈을 쏟는다. 국회의원 후원행사에도 부지런히 참석, 당내 세결집을 꾀한다. 이번 연말에도 黃秉泰(황병태) 李康斗(이강두) 朴世直(박세직) 李完九(이완구) 金在千(김재천) 朴是均(박시균) 孟亨奎(맹형규) 金文洙(김문수)의원 등 30명의 후원회를 찾았다. 그러나 당내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무엇보다 TK의 「대표」를 자처할 만큼 실질지지가 있느냐는 게 큰 이유다. 이고문을 후원회 연사로 초청했던 한 의원도 『이고문을 초청한 것은 말을 잘하는 점도 있지만 대권후보가 아니라서 부담이 덜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고문의 대선도전 의사에 얼마만큼 진의가 담겨있느냐는 부정적 시각도 없지 않다. 대선도전 선언을 통해 지역기반을 늘려 내년 대선과정에 일조한 뒤 차기정권에서의 「지분」을 노린다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말은 내 성격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지금 정계를 떠나도 미련이 없을 만큼 정치는 충분히 했다. 나라를 위해서 큰 봉사를 하든지 아니면 그만두겠다』는 게 이고문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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