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사일족쇄」곧 풀릴듯…韓-美 3차회담 성과

  • 입력 1996년 12월 4일 20시 10분


한미(韓美)미사일 회담(비확산정책 협의회)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은 워싱턴 3차 회담에서 한국산 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려줘야 할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것은 의미있는 변화다. 한국은 지난 79년 작성된 대미(對美)미사일 각서에 묶여 지금까지 사거리 1백80㎞의 미사일밖에 개발할 수 없었다. 미국은 비록 이번 회담에서 사거리를 미사일기술통제협정(MTCR)이 허용하고 있는 3백㎞ 수준까지 단숨에 늘려주겠다고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그런 방향으로 가겠다는 언질은 주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있는 한국으로서 이 문제는 중요하다. 북한이 사거리 9백90㎞의 장거리 미사일(노동호)을 시험 발사하려고 서두르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사거리 1백80㎞의 단거리 미사일만 개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사거리 연장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도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공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한국이 적어도 북한과 비슷한 수준까지는 가야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남북한 군비축소 차원에서 억제할 수 있다』는 한국측의 설명에 미국이 귀를 기울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보다 빠른 시일안에 사거리연장을 얻어내는 일. 한국정부의 외교력이 중대한 시험에 직면한 셈이다. 또한 사거리 연장을 받아낸다고 해도79년 미국에 써주었던 것과 같은 굴욕적인 각서형태가 되풀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 많다.미국은 79년각서를 대체할 새로운 형태의 보장을 원하고 있지만 그런 보장없이 MTCR에 가입함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사거리 연장이 허용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李載昊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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