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모르면 낙방』대선주자들 「고3생」방불

  • 입력 1996년 11월 10일 20시 27분


「鄭然旭기자」「경제를 파고들자」. 신한국당내 대선후보군(群)사이에 경제공부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경제문제가 후보지명은 물론 차기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주요 항목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후보들은 경제공부와 함께 이른바 「특강정치」를 통해 경제에 관한 나름의 식견을 설파, 대국민 이미지 높이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李洪九대표위원은 정상적 당무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제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 8일 대표취임 6개월을 맞아 국가안보, 폭력 등으로부터의 안전, 경제안정의 「삼안론」(三安論)을 강조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특히 대표라는 직위 때문에 각종 생업현장을 발로 누비는 「현장정치」에 주력할 수 있는 李대표에 대해 다른 후보군이 긴장하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李會昌고문은 평소 친한 학계인사들과 비공식적 모임을 통해 경제동향의 맥을 정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연설원고를 직접 꼼꼼히 손질하면서 나름의 경제론을 정리하고 있는 李고문은 강연때는 원고없이 즉석에서 경제론을 밝히고 있다. 특히 李고문측은 지난8월 전경련소속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강연회에서 기업과 정부의 합리적 역할론을 강조한 것이 호평을 받아 한동안 껄끄러웠던 재계와의 관계개선에 성공했다고 자평(自評)하고 있다. 朴燦鍾고문은 『정부의 경제팀이 경제난 해결의지가 없다』고 강력히 비판하는 등 「여당내 야당」이라는 소신파 이미지로 타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중이다. 朴고문은 친한 교수들로 구성된 경제자문팀과 주요 경제현안에 대해 수시로 토의를 벌여 생각을 정리하는 스타일이다. 4.11총선이후 전국을 누빈 배낭여행의 경험을 토대로 「21세기 국부론―朴燦鍾의 경제리포트」라는 책을 곧 발간, 경제난 극복을 위한 해법을 제시할 예정이다. 「독서광」인 李漢東고문은 한달에 한두번씩 교보문고 등 시내 서점에서 직접 관심분야의 책을 골라 독자적으로 경제론을 가다듬는 독학파다. 주로 역사와 경제분야를 탐독하는 편으로 최근 후쿠야마가 쓴 「트러스트」를 비롯,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등 경제관련 신간을 섭렵했다. 정보화를 화두로 삼고 있는 崔炯佑고문은 자문교수단 및 보좌진과 수시로 토론을 벌이면서 나름의 경제론을 가다듬고 있다. 토론을 통해 고물류비용 등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악해 대안마련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이다. 최근 외부 강연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즉석에서 제시할 정도로 경제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金德龍정무1장관은 두달에 한번씩 학계 및 대기업 연구소장 등 10명으로 구성된 경제자문팀과의 토론을 통해 경제현안의 맥을 파악하고 있다. 또 이달초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소속 40대 젊은 교수진을 만나는 등그룹별 미팅도 金장관이 경제관련 「수혈」을 받는 통로다. 바쁜 공식일정 때문에 보좌진이 마련한 각종 경제서적의 요약보고서를 이동중의 차속에서 숙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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