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CEO서 사임, 이사회 의장으로
잡스 철학 뒤집고 아이폰 대형화
후임 터너스, 에어팟 등 개발 전문가
“쿡과 달리 단독 결정 스타일” 평가도
팀 쿡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66)가 15년 만에 CEO에서 내려와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난다. 후임으로는 존 터너스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51)이 선임됐다.
쿡 CEO는 20일(현지 시간) 임직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애플 CEO로서 이처럼 특별한 회사를 이끈 것은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다”며 “(후임인) 터너스는 엔지니어의 두뇌와 혁신가의 영혼을 지닌, 애플의 미래를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터너스 새 CEO는 9월부터 회사를 맡게 된다.
쿡 CEO는 2011년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병세가 악화돼 사망하기 직전, 세간의 우려 속에 애플 사령탑을 맡았다. 맥북, 아이팟, 아이폰 등을 세상에 내놓은 잡스를 대체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급망 전문가로서 잡스의 비전을 상품화하고 이익률을 높이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던 쿡 CEO는 재임 15년 동안 애플 시가총액을 4조 달러(약 5878조 원)로 10배 이상 키워내며 경영 능력을 증명했다.
산업공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전공한 쿡 CEO는 1998년 애플 합류 이후 회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당시 두 달 치 넘게 쌓인 재고 물량을 10일 치 이하로 줄인 일로 유명하다. 효율을 극대화하는 경영 능력에 잡스가 일찍이 후계자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을 읽어내는 능력도 인정받았다. 2014년 출시한 대화면 스마트폰 아이폰6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은 작아야 한다’는 잡스의 철학을 뒤집고 출시해 결과적으로 크게 흥행한 바 있다. 또 앱스토어, 애플뮤직 등을 통해 애플을 하드웨어 제조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수익 창출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하지만 경영 능력만큼 혁신적인 기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애플이 뒤처지게 됐다는 평가도 받는다. 후임인 터너스 수석부사장이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점에서 애플이 ‘기술 기업’으로서 혁신에 힘을 실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존 터너스터너스 수석부사장은 2001년 애플에 합류해 아이폰, 아이패드, 에어팟 등 주요 제품의 개발을 이끈 기술 전문가다. 앞으로 애플의 AI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제2의 아이폰’을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합의를 중시하는 쿡과 대조적으로 터너스는 중앙집권적이고 단독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성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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