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늦게까지 사무실 불 밝혔던 판사였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3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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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평가 ‘만점’ 강상욱 판사 별세
컴퓨터 켜놓은채 운동 갔다 쓰러져

강상욱 서울고등법원 고법판사가 11일 별세했다. 향년 48세.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 현대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2001년 제4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의정부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뉴욕주 변호사와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2017년부터 3년 동안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고, 2020년부터 서울고법 고법판사로 근무했다.

강 판사는 판사들 사이에서도 ‘항상 늦게까지 사무실에 불이 꺼지지 않는’ 판사로 유명했다고 한다. 평소에도 저녁 식사 후 대법원 구내 탁구장에서 운동을 한 뒤 사무실로 돌아와 밤 늦게까지 일하는 날이 많았다. 강 판사는 11일에도 컴퓨터를 켜놓은 채 잠시 운동을 하러 갔는데, 오후 7시 30분경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강 판사는 2011년 서울지방변호사회의 법관 평가에서 만점을 받으며 우수 법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서울변호사회는 “사건 당사자들이 불리한 입장에서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판결을 내린다는 평이 많았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을 담당한 서울고법 민사24부·가사2부 재판부에서 일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됐다. 조희대 대법원장 등은 12일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의 부친은 1992년 민주당 인권위원장과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강수림 변호사다. 유족으로 부인 김지은 씨와 1남 1녀가 있다. 발인은 14일 오전 9시. 02-2258-5979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강상욱 판사#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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