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영의 신’ 이나모리 교세라 명예회장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31일 03시 00분


27세때 창업…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
법정관리 JAL 무보수로 맡아 회생
‘아메바 경영’ 창시… 우장춘 박사 사위

세계적 전자기업 교세라를 창업하고 파산에 몰린 일본항공(JAL)을 회생시켜 일본에서 ‘경영의 신(神)’으로 불린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사진) 교세라 명예회장이 24일 교토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아사히신문이 30일 보도했다. 향년 90세.

1932년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태어난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27세 때인 1959년 300만 엔(약 2900만 원)을 빌려 교세라 전신 교토세라믹을 창업했다. 독자적인 세라믹 기술로 반도체 부품 등을 생산해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 미국 IBM 등에 납품하면서 세계적 대기업으로 키웠다. 직원 28명으로 시작한 교세라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 30여 개국에 직원 8만3000명이 있다.

65세이던 1997년 불교에 귀의해 승려가 됐다. 2010년 JAL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하토야마 유키오 당시 총리의 부탁으로 78세에 무보수 회장을 맡아 지방 적자 노선 폐지, 인원 감축을 주도했다. 회사 안팎의 저항에 “팔순을 앞둔 노인이 아무 인연 없는 회사를 살리겠다고 월급도 안 받고 밤새우는데 당신들은 뭘 하느냐”고 다그치며 밀어붙였다. 2년 8개월 만에 도쿄증권거래소에 JAL을 재상장시키고 2013년 퇴임했다.

고인은 세포 분열처럼 조직을 세분화해 독립 경영하는 ‘아메바 경영’ 창시자로 유명하다. 그가 만든 젊은 경영자 공부 모임 ‘세이와주쿠’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이 거쳐 갔다. 그는 ‘씨 없는 수박’을 개량해낸 우장춘 박사의 넷째 사위다. 우 박사는 1958년 그를 사위로 맞으며 “철학이 있어 장래에 무언가를 해낼 남자”라고 말했다고 한다.

#경영의 신#이나모리 교세라 명예회장#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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