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풀린 학원차 세워 학생 구한 황창연씨 LG의인상

  • 동아일보

LG복지재단은 브레이크가 풀린 학원 버스를 몸으로 막아 세운 전남 진도군 주무관 황창연 씨(50·사진)에게 ‘LG 의인상’을 전달한다고 18일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황 씨는 지난달 28일 퇴근하던 중 전남 진도군 진도읍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 경사로에서 브레이크가 풀린 채 비탈길을 돌진하듯 내려가던 차량을 온몸으로 멈춰 세웠다. 당시 차 안에는 학원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 대여섯 명이 타고 있었지만 운전사는 기어를 중립으로 해놓은 사실을 모른 채 차에서 내린 상태였다.

황 씨는 ‘살려 달라’는 소리에 달려가 차 문을 잡고 차량을 세워 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몸의 절반쯤을 차 안쪽으로 집어넣은 황 씨는 기어를 바꾸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잡아 당겨 극적으로 차량을 멈춰 세웠다. 바로 앞이 왕복 2차로 도로라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황 씨는 차량에 매달려 멈추는 과정에서 바닥으로 튕겨 나가 척추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12주의 큰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황 씨는 “아이들이 타고 있어 세워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LG복지재단은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의인상을 시상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lg 의인상#학원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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