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층 롯데월드타워 안전, 우리가 지켜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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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민간 對테러팀 L-SWAT
특수전사령부대 출신 6명… 80층 계단 왕복 실전같은 훈련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18층 전망대에서 실시한 폭발물 대처 훈련을 마친 ‘L-SWAT’ 팀원들이 사격자세를 취하고 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출신인 이들과 독일산 폭발물 탐지견 ‘철저’, 그 조련사 등으로 구성된 L-SWAT은 국내 최초 민간 운영 대테러팀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18층 전망대에서 실시한 폭발물 대처 훈련을 마친 ‘L-SWAT’ 팀원들이 사격자세를 취하고 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출신인 이들과 독일산 폭발물 탐지견 ‘철저’, 그 조련사 등으로 구성된 L-SWAT은 국내 최초 민간 운영 대테러팀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3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18층 전망대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가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내 검은색 전투복과 고글에 방탄헬멧, 방탄조끼, 가스총을 착용한 ‘엘스왓(L-SWAT)’ 특수요원 6명이 출동했다. 이들이 현장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3분 남짓.

 훈련 상황이지만 특수요원들의 등장에 현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들은 무전을 주고받으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3명씩 2개 조로 나뉘어 118층으로 이어지는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차단하고 폭발물 의심 물체가 있는 쓰레기통 주변을 탐색했다. 이어 폭발물 탐지견이 모습을 드러냈다. 폭발물 의심 물체의 위치가 확인되자 요원들은 경계선을 치고 군과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엘스왓은 롯데물산이 운영하는 국내 최초 민간 대(對)테러팀이다. 팀은 6명의 특수요원과 폭발물 탐지견인 독일산 셰퍼드 ‘철저’, 이를 돌보는 조련사 1명으로 이뤄져 있다. 그동안 보안 문제로 언론 접촉을 꺼리던 이들이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효연(가명·29) 팀장을 비롯한 엘스왓 팀원들은 모두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 특임대 출신이다. 이들은 전부 레바논과 아프가니스탄 등으로 파병을 다녀온 베테랑이다. 이들의 무술 단수를 합하면 34단에 이른다. 유일한 여성 대원인 김혜영(가명·29) 대원은 세계군인체육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을 정도다.

 이들의 임무는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마천루인 롯데월드타워에 재난이나 테러와 같은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군과 소방, 경찰 등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 상황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실전 같은 훈련을 반복한다. 매주 침투 훈련을 하고 매달 대테러 상황 훈련을 실시한다. 분기마다 롯데월드타워에서 이뤄지는 유관기관 대테러 훈련에도 참여한다. 불시에 이뤄지는 비상상황 훈련까지 포함하면 훈련 일정은 현역 시절 못잖게 빡빡하다. 123층 마천루에서 이뤄지는 훈련 특성상 80여 층을 계단으로 뛰어 오르내리는 일은 예사다. 이 덕에 팀원 모두 롯데월드타워 곳곳에 설치된 승강기와 계단, 폐쇄회로(CC)TV 등의 위치는 물론이고 레지던스와 오피스텔의 출입문이 열리는 방향까지 외우고 있다.

 훈련이 없는 날에도 군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간 4명, 야간 2명으로 조를 짜 2교대로 24시간 롯데월드타워의 상황을 살핀다. 체력단련을 위해 매일 아침 5km를 함께 달린다.

  ‘어벤져스’급 실력자들이지만 이들에게도 고민은 있다. 김 팀장은 “민간에서 운영하는 팀이다 보니 실탄 총기가 없어 아무래도 허전하다”고 말했다. 민간기업에 속해 있어 가스총 이외의 다른 제압용 도구를 쓰기도 어렵다. 김 팀장은 “장비가 부족한 만큼 더 맨몸으로 부딪쳐야 된다는 각오로 롯데월드타워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롯데월드타워#l-sw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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