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로는 삼진아웃 됐지만 야구인생은 홈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0일 03시 00분


프런트 말단서 시작해 전무 오른… 프로야구 두산 김태룡 단장

야구단 말단 직원으로 출발한 두산 김태룡 단장이 최근 전무로 승진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김 단장(오른쪽)과 김태형 두산 감독. 두산 제공
야구단 말단 직원으로 출발한 두산 김태룡 단장이 최근 전무로 승진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김 단장(오른쪽)과 김태형 두산 감독. 두산 제공
프로야구 두산 김태룡 단장(57)은 8일 잠실구장 사무실에서 운전기사 면접을 했다. 기사 가 운전하는 차량 제공은 최근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뒤 달라진 변화 가운데 하나다.

야구 선수 출신으로 구단 프런트 말단 직원에서 출발해 전무까지 오른 경우는 김 단장이 처음이다. 1960년대 강타자였던 김응용 전 프로야구 삼성 사장은 프런트 직원으로 일한 적은 없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김 단장의 풍부한 현장 경험과 선수 육성 능력 등을 높이 샀다며 인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 단장은 “선수로는 실패한 인생이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이 자리까지 오게 돼 큰 영광이다. 후배 야구인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구단주인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야구 기술자를 인정해 주신 것 같아 감사드린다. 지방 출장이 잦다며 타고 다닐 차종까지 직접 결정해 주실 만큼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학창 시절 촉망받는 선수였던 김 단장은 부산고 3학년 때인 1978년 전국대회에서 타격왕에 올랐다. 당시 타율(0.412)은 아직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아대 2학년 때 무리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숟가락도 못 들 정도로 어깨를 심하게 다쳐 은퇴했다.

대학 졸업 후 1983년부터 7년 동안 롯데 스카우트로 일하다 1991년부터 OB(현 두산)에서 7년 동안 주무로 일하며 선수 관리, 홍보, 숙소 예약, 카운슬러 등 온갖 궂은일을 맡아 했다. 야구장을 지키느라 1년에 200일 이상 집을 비웠던 그는 야구단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뒤 2011년 단장에 선임됐다.

김 단장은 “어린 선수들이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선수들에게 자상하고 편하게 대하려 한다. 두산을 최고의 명문구단, 강팀으로 만드는 데만 모든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야구 두산#김태룡 단장#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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