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최고령 황금찬 시인 백수연 열려

9월 생일… 후배 시인들 앞당겨 잔치

황금찬 시인(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문인 후배들과 백수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시낭송가협회 제공

국내 문단 최고령인 황금찬 시인의 백수연(白壽宴)이 열렸다. 1918년생인 황 시인은 올해 99세다. 활발하게 시 창작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올 들어 거동이 불편해져 시집 출간 작업도 쉬고 있다.

16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서울에서 열린 황 시인의 백수연은 후배 시인들이 준비한 자리였다. 황 시인은 9월 생일을 맞지만 선배 시인의 건강을 염려한 후배들이 미리 축하 잔치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올해 90세인 김종길 시인을 비롯해 김남조 김후란 허영자 성춘복 이근배 신달자 한분순 시인 등이 참석해 축사했다. 황 시인은 또렷한 목소리로 “감사하다”고 인사하면서 동요 ‘봄이 오면’을 독창했다. “‘봄이 오면’은 황금찬 시인이 기분이 좋을 때면 즐겨 부르는 노래”라고 참석한 한국시낭송가협회 김현재 편집국장이 귀띔했다.

행사에 함께한 이근배 시인은 “내로라하는 문단의 70, 80대 후배 시인들이 황금찬 시인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황 시인의 덕성을 헤아릴 수 있는 일”이라면서 “고운 성정이 장수의 비결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황 시인은 강원 속초 출신으로 자연을 소재로 한 시를 많이 써 ‘동해안 시인’으로 불린다. 시집 39권과 수필집 25권을 낸 다작 작가이며 최근 40번째 시집을 준비해 왔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