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갈채를 먹고 살아… 칸의 10여분 박수에 눈물 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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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경쟁부문 초청 받은 ‘곡성’ 곽도원… 국내 개봉뒤 관객반응 궁금해
마스크 쓰고 극장 몰래 가기도… 아내역 장소연과 실제 연인사이로

“배우들은 박수 받는 걸로 먹고 살잖아요. 외국 관객이 박수를 쳐주는데 눈물이 살짝 나더라고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곡성’(15세 이상)이 18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극장에서 공식 상영됐다. 상영이 끝난 뒤 10여 분 동안 이어진 박수 때문인지 상영 다음 날인 19일 오전 곡성에서 주인공 종구 역을 맡은 곽도원(사진)은 연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영화제 현장에 곡성 포스터가 안 보여 아쉬웠다”는 그에게 기자가 한국영화 포스터가 붙어있는 장소를 알려주자 “꼭 가서 사진 찍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처음 주연을 맡은 영화인 곡성은 국내서 19일 현재 관객 3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봉 뒤에 관객들 반응이 궁금해 마스크 쓰고 극장 가서 몰래 보기도 했다”는 그는 “지금까지 6번 봤는데 볼수록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혼자 한 작품을 끌어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새삼 느꼈다. 그렇게 많이 찍었는데도 ‘다시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들이 나온다”고 했다.

“한겨울에 물을 뿌려서 꽁꽁 언 땅 위에서 며칠을 뒹굴기도 하고, 바위산에서 구르느라 온 몸에 상처가 생기기도 했죠. 같은 장면을 워낙 여러 번 다시 찍으니 며칠을 찍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장면도 많아요. 그래도 나홍진 감독이 정답을 알고 있다는 걸 믿었기 때문에 괜찮았죠.”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나 감독의 작품인 데다 러닝타임 156분을 거의 혼자 이끌어가 촬영 현장에서 고생도 많았다. 나 감독은 18일 있었던 칸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배우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곽도원은 “배우들이 육체적으로 고생했다고 감독이 사과할 일은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대충대충 찍어 관객한테 보여주는 것이 더 힘든 일이다. 관객 앞에서 창피할 때 제일 수치스럽고 죽을 거 같다. 현장에서 힘든 건 나중에 박수 받으면 다 해소된다”고 말했다.

그는 곡성에서 아내 역을 맡았던 배우 장소연과 촬영 도중 연인으로 맺어지기도 했다. 18일 공식 상영에도 나란히 자리해 포옹하고 손을 잡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촬영 현장에서 매일매일 치열하게 상의하고 의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같다. 사람이 참 참하더라”며 웃었다.

“연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영화를 6번 다시 보며, 앞으로 또 단독 주연을 맡으면 곡성 때보다 시나리오도 훨씬 더 많이 읽고 준비를 많이 해야겠다고 새삼 다짐했어요. ”
 
칸=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곽도원#곡성#칸 영화제#비경쟁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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