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눌수록 사랑의 보따리는 커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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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 13년째 설 선물 전달… 전국 홀몸노인 5000가구에 생필품

23일 서울 성동구 아름다운가게 서울그물코센터에서 아름다운가게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이 나눔 보따리 포장작업을 하면서 ‘아름다운 나눔 보따리’라고 적힌 흰 면장갑을 낀 채 두 손을 흔들고 있다. 아름다운가게 제공
23일 서울 성동구 아름다운가게 서울그물코센터에서 아름다운가게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이 나눔 보따리 포장작업을 하면서 ‘아름다운 나눔 보따리’라고 적힌 흰 면장갑을 낀 채 두 손을 흔들고 있다. 아름다운가게 제공
2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아름다운가게 서울그물코센터. 종이상자가 일렬로 놓인 컨베이어벨트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자원봉사자 100여 명은 라면, 참치통조림, 비누, 치약, 세제 등 각종 먹을거리와 생필품을 상자에 정성스레 담기 시작했다. 센터 안에 가득했던 한기는 흥겨운 노랫소리와 봉사자들의 땀방울 속에 어느덧 느껴지지 않았다.

이날 봉사자들의 손으로 만든 선물상자의 이름은 ‘아름다운가게 나눔 보따리’. 9만 원 상당의 식료품·생필품과 쌀 10kg으로 구성된 나눔 보따리는 매년 설을 앞두고 전국의 홀몸 노인들에게 전달된다. 아름다운가게는 13년째 전국 매장 수익금을 통해 만든 나눔 보따리를 지역 빈곤 노인 가구에 보내고 있다.

2004년 1000개의 나눔 보따리를 처음 전달한 이후 점차 규모를 늘려 올해는 대상자가 전국 5000여 가구에 이른다. 초기 먹을거리 위주였던 내용물도 각종 생필품까지 포함해 다양해졌다.

이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총 200명의 자원봉사자가 나눔 보따리 포장작업에 참여했다. 시민활동가를 비롯해 기업의 임직원들도 동참했다. 고등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자원봉사에 나선 박성하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51)는 “사무실에만 앉아있다 설을 앞두고 아들과 함께 이런 행사에 참여하게 돼 더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아름다운가게 이사인 배우 유동근 씨와 홍보대사 이세은 씨도 함께했다.

3년째 나눔 보따리 행사에 참여한 시민활동가 임연선 씨(56·여)는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이 물건이 전달된다는 생각을 하니 추위도 잊혀지고 마치 사우나를 한 듯 개운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포장한 나눔 보따리 일부는 이날 곧바로 서울지역 홀몸노인들에게 전달됐다. 맨 처음 나눔 보따리를 받은 사람은 서울 종로구 돈의동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김정자 씨(76·여)였다. 김 씨는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들이어서 보탬도 되고 무엇보다 이렇게 직접 찾아와주니 마음이 ‘부자’가 된 느낌”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홍명희 아름다운가게 이사장은 “나눔 보따리를 통해 소외된 이웃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마음의 온기가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아름다운가게#설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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