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나의 영원한 멘토”

  • 동아일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모친 김유례여사 별세
아들에 돈 빌려주고 17% 이자 받아… 남의 돈 무서움-중요성 몸소 가르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모친 김유례 여사가 23일 새벽 향년 90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박 회장이 16세 때 남편을 여의고 홀로 2남 2녀를 키우며 박 회장 등 자녀들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인 박 회장은 아버지를 잃은 충격에 방황하는 사춘기를 보내다 어머니의 강인한 가르침으로 재수 끝에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자서전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에서 “어머니는 오늘의 나를 키운 멘토”라고 설명하며 “미래에셋 지분의 50%는 어머니의 것”이라고 썼다.

실제로 박 회장은 어머니가 박 회장 몫으로 사두었던 땅을 받아서 미래에셋 창업 자금을 마련했다고 한다. 박 회장은 김 여사가 준 돈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큰돈을 번 뒤 어머니에게 13억 원을 돌려줬고 김 여사는 이 돈으로 훗날 아들에게 주기 위해 땅을 사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박 회장이 대학생이던 때 그에게 1년 치 생활비와 학비를 한꺼번에 주며 직접 관리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경제 감각을 키워주기도 했다.

김 여사는 금융투자업계에 뛰어든 박 회장에게 ‘남의 돈’의 무서움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회장이 동원증권의 지점장으로 일할 때 점포의 영업실적이 좋지 않아 생활비를 달라고 하자 고인이 아들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연 17%의 고금리를 받아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고인은 최근 수년 동안 지병으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박 회장은 25일 오전 6시 긴 투병생활로 외출할 기회가 없었던 어머니를 모시고 서울 중구 을지로5길 센터원빌딩 미래에셋 본사에 들른 뒤 선산이 있는 광주광역시로 출발할 예정이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박현주#김유례#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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