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외할머니 뵈러 가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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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다문화 모국방문 지원… 결혼이주 여성들 꿈의 친정나들이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 여성들과 자녀들이 1월 24일 인천 중구 공항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베트남으로 출국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제공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 여성들과 자녀들이 1월 24일 인천 중구 공항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베트남으로 출국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제공
“외갓집에 데려가겠다는 딸과의 약속을 매번 어겼는데 올해 처음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응우옌티투이 씨(28)는 10년 전 국내에 들어온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 여성이다. 그는 1월 24∼29일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8)과 함께 베트남에 다녀왔다. 한국에 들어온 후 첫 친정 나들이였다. 응우옌 씨는 “친정 식구들을 만나는 것도 기뻤지만 부모님께 처음으로 손녀를 만나게 해 드릴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응우옌 씨의 모국 방문은 금호타이어의 ‘한국-베트남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프로그램’ 덕분에 가능했다. 그를 포함해 10명의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 여성이 자녀 1명씩을 데리고 친정을 찾았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에도 11가족 22명의 베트남 방문 비용을 지원했다.

5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올해 참가자 중에는 이혼 후 홀로 자녀를 키우면서 “아이의 뿌리를 알게 해주고 싶다”는 이주여성도 있었다. 친정어머니가 중병에 걸려 마지막으로 손자를 보여주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금호타이어의 베트남 관련 사회공헌 사업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회사는 2012년 4월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을 맞아 주한 베트남대사관과 ‘베트남 교민회 지원에 대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인천 남구에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 여성, 유학생, 노동자 등을 위한 교민회 사무실을 열었다. 경기 의정부외국인력지원센터에서 5개월간 진행된 한글교실도 지원했다. 2011년부터는 매년 10월 한국에 사는 베트남인과의 문화 교류를 돕기 위한 ‘베트남 문화축제’도 열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베트남 관련 지원활동에 나선 것은 현지에서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호찌민 인근 빈즈엉 성에서 연간 330만 개 생산 규모의 타이어 공장(2008년 준공)과 타이어의 원재료를 공급하는 천연고무 가공공장(2007년 준공)을 운영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그동안 교민회 후원과 모국방문 지원 등으로 베트남인의 한국 정착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베트남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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