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마후라 명예 걸고 최고 대회로” 김성일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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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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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참모총장 출신… 2006년 재직중 장애인과 인연
“예산부족 새정부서 관심을”

“대회가 2년도 남지 않았다. 출발이 많이 늦었지만 최고의 대회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

‘빨간 마후라’를 두른 채 전투기를 몰았던 공군의 수장다웠다. 14일 기자 간담회에서 만난 김성일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 조직위원장(65·사진)은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고, 부족한 부분은 솔직히 시인했다. 청춘을 하늘에 바쳤던 그는 은퇴 후 장애인체육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장애인체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공군참모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6년 한 신문 기사를 보고 나서였다. 뇌성마비 축구 선수들이 국제대회를 앞두고 훈련할 곳이 없어 이곳저곳을 떠돈다는 내용이었다. 장애인이라도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인데 그렇게 홀대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그는 선수들이 충북 청주 공군사관학교 축구장에서 훈련할 수 있게 했다.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면서 장기간 합숙까지 시켜줬다. 김 위원장은 “작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이듬해 전역할 때 60여 명의 장애인 축구 선수들이 와준 것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장애인체육의 인연은 계속 이어졌다. 2008년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때는 선수단장을 지냈고 2009년에는 대한장애인축구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2010년부터는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도 맡고 있다.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는 2005년 말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출범한 뒤 처음 치르는 국제종합대회다. 그렇기에 부담이 더 크다. 김 위원장은 “2014 인천 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보다 4년이나 늦은 지난해 9월 조직위가 출범했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다.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은 예산 문제다. 현재 599억 원이 배정돼 있는데 최대한 아낀다고 해도 1360억 원 정도는 필요하다. 그래도 아시아경기 예산(약 5000억 원)의 3분의 1도 안 된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애정 어린 관심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년 10월 18일부터 7일 동안 인천 일대에서 열리는 장애인아시아경기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42개국 6000여 명의 선수단이 역시 역대 최다인 23개 종목에서 메달을 다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김성일#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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