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개막전서 만난 박세리 “현재 사귀는 사람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잘 커준 세리키즈 보면 흐뭇… 지금 나의 최고 소망은 결혼”

9일 대만 타이베이 미라마르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인 스윙잉 스커츠 레이디스 마스터스 최종일. 세계 각국의 수준급 골퍼들이 모인 대회였지만 챔피언 조는 ‘박세리 키즈’인 최나연(25·SK텔레콤)과 신지애(24·미래에셋), 박희영(25·하나금융)의 차지였다. 한 관계자는 “아마 시절 얘들 3명이 ‘빅3’로 불렸다. LPGA의 주역이 된 이들이 챔피언 조에 함께 모인 건 정말 오랜만”이라고 했다. 대회에선 연장전 끝에 최나연이 우승했고, 신지애는 공동 3위, 박희영은 공동 13위를 했다.

자신을 본보기 삼아 세계적인 골퍼로 성장한 이들을 바라보는 박세리(35·KDB금융그룹·사진)의 심정이 궁금했다. 이날 최종 라운드를 마치고 인터뷰에 응한 박세리는 “나로 인해 골프라는 험난한 길에 들어선 것 같아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정말 잘 커준 이들을 볼 때마다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 골퍼로는 처음으로 LPGA 투어 무대에 진출했고, LPGA에서만 25승을 거둔 박세리는 ‘살아 있는 전설’이다. 후배들에게 그는 여전히 넘고 싶고,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다. 박세리는 “오랫동안 함께해 왔던 (박)지은이, (김)미현이가 은퇴하면서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생각에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기도 한다”고 했다. 박세리는 이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골프는 하루아침에 늘지 않는다. 단계에 맞게, 아프면서 성숙해 가는 것이다. 즐기면서 치는 게 중요하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과도한 부감을 가지면 선수 생명이 짧아질 수 있다.”

최근 부상으로 고전했던 그는 올해 대우금융 클래식에서 모처럼 우승을 맛봤다. 이번 대회에서도 공동 9위라는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그는 “앞으로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진 모르겠지만 짧고 굵게 할 것이다. 이후엔 제2의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인생 2막의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결혼이다. 박세리는 “지금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정을 꾸리는 것이다. 언젠가는 ‘골퍼 박세리’가 아닌 ‘인간 박세리’로 살아야 하지 않겠나. 결혼식 때 꼭 오셔서 많이 축하해 주셨으면 한다”며 웃었다.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그는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타이베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박세리#결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