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주제라면 관람객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아요. 예쁘고 멋진 연예인들 사진을 전시할 때와는 다르죠. 그래서 이번에는 누구라도 아름다움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조세현 씨(54)는 이른바 ‘잘나가는 작가’다. 많은 정치·종교·문화계 인사를 비롯해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이 그의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상업 작가’로 정점을 찍은 그의 이름 앞에 10년 전부터 또 다른 수식어가 붙었다. ‘재능 나눔 작가’가 그것이다. 유명 인사를 향했던 그의 렌즈는 언제부터인가 다문화 가족, 노숙인, 입양아 등 사회 소외계층을 바라보고 있다. 장애인스포츠도 그가 2006년부터 천착해 온 주제다.
그런 그가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을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다. 5일 서울 강남역 삼성딜라이트전시장에서 개막한 사진전 ‘Dreams Come True’에선 그가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공식 사진작가로 현지에서 촬영한 프린트 사진 27점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스크린을 통해 구현된 총 20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개인전만 30여 차례 열었던 그가 ‘미디어 아트’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에서 흔쾌히 도와줘 이곳에서 전시회를 열 수 있었어요. 1, 2층을 통째로 내준 것은 처음이라는데 이 덕분에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조 작가의 말대로 전시관은 첨단 디스플레이 장비로 둘러싸여 있다. 1층 왼쪽 벽에 설치된 40개의 스크린과 오른쪽 벽에 자리 잡은 가로 세로 9m의 거대한 ‘무드 튜브’를 통해 그의 작품들이 흐른다. 1층에서 조 작가가 중점을 둔 것은 중앙의 ‘딜라이트 스테이지’. 220인치의 거대한 화면을 통해 런던 패럴림픽의 감동적인 장면이 그림처럼 지나간다. 2층 전시장은 1층에 비해 단출하다. 사각형 기둥 5개의 양면으로 모니터가 걸려 있을 뿐이다. 하지만 조 작가가 가장 신경을 쓴 작품들은 이곳에 있다. 그가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이라던 한국 메달리스트들이 주인공이다. 선수의 사진을 지켜보다 보면 어느새 가족이 나오고 조금 더 있으면 사진 속 주인공이 환한 미소까지 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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