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농촌 “새마을운동 덕분에 수입 7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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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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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엔티안주 2개 마을 가보니

23일 이재창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 대상지인 라오스 비엔티안 주 무앙톨라콤 군에 새로 포장된 도로를 살펴보고 있다(위). 현지 주민들이 ‘뉴 새마을’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옥수수를 수확하고 있다(아래). 새마을운동중앙회 제공
23일 이재창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 대상지인 라오스 비엔티안 주 무앙톨라콤 군에 새로 포장된 도로를 살펴보고 있다(위). 현지 주민들이 ‘뉴 새마을’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옥수수를 수확하고 있다(아래). 새마을운동중앙회 제공
‘새마을운동’이라고 적힌 녹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밭에서 옥수수를 따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타고 자신들이 직접 포장한 마을 진입로를 따라 옆에 있는 새마을회관으로 가 찐 옥수수를 나눠 먹는다. 마을에는 슬레이트로 지붕을 올린 집이 하나둘씩 늘어가고 있다.

언뜻 1970년대 한국의 시골마을을 연상시키지만 24일 라오스 비엔티안 주 무앙톨라콤 군에 있는 학사이마을과 폰헤마을에서 벌어지는 풍경이다. 한국 농촌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새마을운동이 라오스에서 재현되는 것이다. 농촌 개발과 발전의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고자 새마을운동중앙회가 2009년 시작한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이곳 군청 직원과 주민 지도자들은 중앙회의 초청으로 국내에서 새마을운동을 배워간 후 현지화를 실천해왔다. 이들은 올 2월 중앙회에서 지원받은 돈으로 먼저 마을 진입로 2.2km를 아스팔트로 포장했다. 공사는 주민들이 직접 했다. 학사이마을 새마을 지도자이자 이장인 라이 통 씨(56)는 “전에는 우기에 강이 넘치면 땅이 질척거려 경운기가 다니기 힘들었고 건기에는 먼지 때문에 창문을 꼭 닫고 있어야 했는데 도로 포장 후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또 먹을 만큼만 수확하던 관습을 떨치고 1년에 두 번씩 공동농장에서 옥수수를 재배해 시장에 내다팔기 시작했다. 2000여 명이 사는 이 마을 주민은 지난주 자신들이 농사지은 160t의 옥수수를 모두 수확했다. 라이 통 씨는 “새마을운동 전에는 한 가족 1년 수입이 1000달러 정도였지만 이제는 7000달러나 된다”며 “2년 만에 트럭을 한 대 마련해 옥수수 운반에 쓰고 있다”며 웃었다.

라오스는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세계화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몽골 미얀마 우간다 등 아시아 아프리카 8개 나라 중 가장 성공적인 곳으로 꼽힌다. 이 마을 주변의 다른 마을 2곳도 “새마을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24일 이 마을 새마을운동 회관 준공식에 참석한 중앙회 이재창 회장은 “새마을운동은 일방적으로 돈과 물자를 주고 끝나는 원조가 아니라 주민 스스로 마을의 발전방향을 고민하고 실천하게 하는 정신개혁운동”이라며 “한국의 경험을 발전시킨다면 라오스에도 ‘메콩 강의 기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86개국에서 2375명을 초청해 새마을운동을 알려온 중앙회는 사업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무앙톨라콤=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라오스#새마을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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