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 잡아 끓인 매운탕… 모국의 맛에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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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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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대학생들 연천-여주서 2박 3일 농촌체험

27일 오후 경기 연천군 청산면 푸르내 마을에서 재외국민 청년들이 메기를 맨손으로 잡으며 한국 농촌을 체험하고 있다. 연천=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27일 오후 경기 연천군 청산면 푸르내 마을에서 재외국민 청년들이 메기를 맨손으로 잡으며 한국 농촌을 체험하고 있다. 연천=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한국 냄새가 물씬 나는 농촌에서 살아보고 싶어요.”

27일 오후 경기 연천군 청산면 ‘푸르내 마을’에서 한국의 농촌을 처음 체험했다는 이지원 양(18·캐나다 밴쿠버)이 상기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사업하는 아버지를 따라 세 살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 간 이 양은 이번이 두 번째 모국 방문이다. 농촌에 와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9월 대학에 진학하는 이 양은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모국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자신의 뿌리를 찾고 싶어 한국에 왔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에서 온 또래 30여 명과 함께 이날 농촌의 일상을 온몸으로 즐겼다.

이 양은 “어릴 때 이민을 가 한국에 대한 기억이나 추억은 거의 없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의 문화도 체험하고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를 알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 양과 함께 농촌 체험에 나선 청년들은 재외동포재단의 초청으로 모국의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24일부터 6박 7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세계 한인 청소년 대학생 모국 연수단’이다. 재단 측은 “항공료 등 경비 대부분을 참가자가 부담하는 행사인데도 현지 외교 공관에 신청자가 몰려 동포들의 ‘모국 알기’ 열기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1차(10∼16일) 53개국 407명에 이어 2차로 20개국 278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연천과 여주의 9개 마을로 흩어져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다양한 한국의 농촌 생활을 체험한다. 국내 대학생 50여 명도 동참해 이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생활을 설명한다.

푸르내 마을을 찾은 연수단의 발길이 가장 먼저 닿은 곳은 300여 m²의 메기 잡이 체험장. 연수단원들은 난생 처음으로 맨손 메기잡기를 하며 무더위를 식혔다. 인근 밭에서는 직접 옥수수를 따 큰 가마솥에 넣고 삶아 먹었다. 저녁에는 낮에 잡은 메기로 매운탕을 끓이는 등 모국의 농촌 생활을 체험했다. 또 푹푹 찌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강가에 나가 친구들과 물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쑥떡 수제비 오이소박이 삼겹살 불고기 등을 직접 조리해 한식의 참맛도 느꼈다.

이들은 농촌 체험에 앞서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명동, 남대문시장, 북촌 한옥마을, 인사동, 청계천, 신촌, 홍익대 주변, 대학로 등 서울을 탐방했다. 또 잠실야구장을 찾아 열광적인 한국의 스포츠 응원 문화도 즐겼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는 최동현 씨(21·중국 상하이 공정기술대 3학년)는 “중국에서 한국어 통역 아르바이트는 많이 했지만 한국 문화를 깊이 있게 알지는 못했다”며 “이번에 서울과 농촌을 두루 보며 한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천=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재외동포#푸르내 마을#한국 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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