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렵습니다… 보고싶습니다, 스님”

  • 동아일보

법정스님 2주기 길상사서 추모법회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동 길상사에서 열린 법정 스님 2주기 추모 법회에 참석한 신도들이 영정 앞에 헌향과 헌화를 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동 길상사에서 열린 법정 스님 2주기 추모 법회에 참석한 신도들이 영정 앞에 헌향과 헌화를 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스님, 그곳은 좋으십니까? 여기 사바세계는 지금 많이 어렵습니다.… 스님, 보고 싶습니다.”(송광사 주지 영조 스님)

‘무소유’의 자세를 설파했던 법정 스님(1932∼2010)의 2주기(음력 1월 26일) 추모 법회가 17일 오전 11시 서울 성북구 성북동 길상사 설법전에서 열렸다. 영하 7도의 추위 속에도 아침 일찍부터 많은 신도와 스님들이 찾아들었다. 설법전에 미처 입장하지 못한 200여 명의 신도는 동쪽에 인접한 극락전을 가득 메우고 음성 중계방송을 통해 법회를 함께했다. 법회에 참석하려는 추모 인파는 이날 정오 법회가 끝나기 직전까지 이어졌다.

이날 법회는 삼귀의와 반야심경 독송으로 시작해 헌향, 헌다, 헌공,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헌공으로는 고인이 생전에 즐기던 국수가 올려졌다. 법정 스님의 생전 설법 영상도 5분가량 상영됐다. 영상을 시청하던 신도들은 스님의 농담에 웃다가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며 고인을 회상했다. 이어 법정 스님의 출가 본사인 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이 추모 법문에서 “아무리 훌륭한 법문도 실천이 따라야 한다. 실천을 법정 스님만큼 강렬하게 표현한 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법회에는 원로의원 법흥 스님, 전 송광사 주지 현고 스님,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 등을 비롯해 법정 스님의 유지를 받드는 시민단체 ‘맑고 향기롭게’ 관계자, 일반 신도 등 1500여 명이 참석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조윤선 새누리당 의원, 이계진 전 한나라당 의원 등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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