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비 양 “나처럼 가난한 학생 ‘영어 달인’ 만드는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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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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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영어교육과 미래인재전형 합격

“나처럼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도 학교 공부만으로 영어 달인으로 만드는 유능한 교사가 될래요.”

올해 ‘이화 미래인재전형’으로 이화여대 영어교육과에 합격한 광주 동아여고 조은비 양(18·사진)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포부부터 당차게 밝혔다. 2012학년도에 신설된 이화 미래인재전형은 저소득층 가정 학생 중 미래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고 실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해 등록금 전액과 생활비, 기숙사까지 제공하는 제도. 다단계 서류평가와 3단계 면접평가를 통해 올해 30명이 선발됐다. 조 양은 2세 때 부모님이 이혼한 뒤 작은 가게를 하는 어머니와 함께 살며 교사의 꿈을 키워왔다.

조 양은“수업 시간에도 선생님의 교수 방법에 의문이 생기면 손을 들고 다른 방법을 건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 양은 “나중에 교사가 된다면 아이들이 즐겨 보는 최신 드라마나 영화 대화 속의 숙어나 단어를 따와 재밌고 친근하게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조 양은 다른 학생들을 가르치며 배운다는 생각으로 영어 일기 동아리를 만들고 친구들의 글을 직접 첨삭해 주기도 했다.

조 양은 교사가 되기 위해 성격까지 바꿨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다 보니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며 “교사가 되려면 여러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생각에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말도 걸면서 성격을 바꿔 나갔다”고 털어놓았다.

조 양은 대학 생활이 시작되면 교육 봉사부터 열심히 할 생각이다. 그는 “초등학교 때 공부방에 다니며 대학생 언니 오빠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정작 중고교 때 공부하기 바빠서 봉사활동도 제대로 못했다”며 “이제는 가정 형편이 어렵고 외로운 아이들이 영어라는 소통의 창을 닫아버리는 일이 없도록 열심히 가르쳐 주고 싶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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