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대로 선생’ 4컷 밖으로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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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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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본보 연재 시사만화 작가
이홍우 교수 28일부터 첫 작품전

이홍우 교수
이홍우 교수
“27년 동안 ‘나대로 선생’을 그렸지만 전시회는 처음입니다. ‘나대로 선생’을 추억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중한 만남의 자리를 갖고 싶습니다.”

동아일보 시사만화였던 ‘나대로 선생’의 작가 이홍우 상명대 문화예술대학원 만화영상과 교수(62·사진)가 28일부터 10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나대로 시사만화전’을 연다. ‘이홍우 화백이 본 격랑의 한국(1980∼2007)’이란 부제가 붙은 이번 전시에서는 시대별로 화제가 됐던 ‘나대로 선생’의 주요 작품 60여 편을 비롯해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 전·현직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캐리커처 20여 편을 전시한다.

이홍우 교수의 최근 수묵화.
이홍우 교수의 최근 수묵화.
1967년 서라벌예대 2학년 때 일간지 시사만화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1980년 11월 12일 동아일보에 ‘나대로 선생’ 연재를 시작한 후 2007년 12월 26일 마지막 회까지 27년간 8568회를 게재했다.

“8500여 편 가운데 60여 점을 추리는 데 고생 꽤나 했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말처럼 저에게는 모두 자식 같은 작품이죠. 시대적으로 우리가 꼭 알아야 하고,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작품들로 엄선했습니다.”

‘외교 굽신, 경제 망신, 치안 불신, 정책 등신, 날치기 귀신, 국민 배신’이라는 말로 6공화국의 실정을 풍자한 ‘6공6신’편(1991년 11월 29일자)이 이 교수가 뽑은 대표작. 이외에도 참여정부의 실정을 지적한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편(2005년 7월 9일자), ‘맞고 나니 눈앞에 별이 번쩍번쩍 하더군’으로 풍자한 ‘국방위 회식사건’편(1986년 3월 24일자) 등 촌철살인의 작품이 가득하다.

‘나대로 선생’.
‘나대로 선생’.
그가 말하는 ‘좋은 시사만화’는 무엇일까.

“소금은 짜야 소금이고 만화는 재미있어야 만화입니다. 시사만화가 너무 기록적으로 가다 보면 유머가 빠지는데 이러면 안 돼요. 해학과 재치, 그리고 발상의 전환과 반전의 묘미가 있어야 좋은 시사만화죠.”

이 교수는 자신의 만화로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본 사람들도 있겠지만 만화 속에 들어 있는 ‘해학의 미’ 때문에 여태껏 척지고 지내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나대로 선생’을 주인공으로 한 수묵화 20여 점도 선보인다. 이 그림 속에서 ‘나대로 선생’은 산으로 들로 여행 가고, 술잔을 앞에 두고 사색도 한다.

“30년 가까이 네 컷의 사각 틀에 갇혀 살았던 주인공이 ‘나대로 선생’입니다. 이제는 편안하게 인생을 즐기는 자유를 주고 싶었습니다.” 02-3210-0071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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